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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눈과 귀’ 파견 보좌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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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눈과 귀’ 파견 보좌관들

입력
2017.03.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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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관료들에 트럼프 의지 전달

장관 건너뛰고 매주 백악관 보고

“내각 불신이 비효율로” 거센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보낸 후 백악관으로 귀환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보낸 후 백악관으로 귀환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스콧 프룻 미국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부임한 지 4주 만에 백악관이 파견한 보좌관 돈 벤턴을 정책회의에서 배제했다. 그가 마치 누군가의 지시를 받은 듯 프룻 청장에게 청하지도 않은 조언을 너무 자주 했기 때문이다.

백악관이 각 부처에 파견한 보좌관들의 역할이 논란이 되고 있다. 형식적으로 이들은 백악관과 부처 사이 정책을 조율하는 일을 하지만, 실제로는 장관을 포함한 부처 고위 관료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충성하는지 감시하는 역할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행정부 안팎 관계자들을 인용, 부처에 파견된 백악관 보좌관들의 감시활동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에너지 및 보건부, 미항공우주국(NASA) 등에 ‘백악관 선임 고문(senior White House advisor)’이라는 명칭의 백악관 보좌관들이 16명 이상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장관을 건너뛰고 매주 한 번씩 릭 디어본 백악관 정책 부비서실장에게 활동을 직보(直報)한다.

작은 부처에만 이들이 나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핵심 부처인 국방부에도 제임스 매티스 장관 동향을 감시하는 전직 해군 장교가 백악관 보좌역으로 파견돼 있을 정도다. 부처와 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막후활동 때문에 워싱턴 관가에서는 이들을 과거 소련이 군부대의 동태를 파악하려고 파견했던 정치장교인 ‘코미사르’에 비유하기도 한다. 보좌관들은 대체로 대선 때 트럼프 캠프의 조력자였거나, 전직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 보수단체 행동가, 정치 로비스트들이다.

이전 대통령들도 부처를 통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트럼프처럼 조직적이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이유로 지연되고 있는 의회의 각료 인준절차, 자신이 임명한 장관조차 믿지 못하는 특이한 성격 등을 꼽았다.

이들 부처내 백악관 보좌관의 활동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 선거고문인 배리 베넷은 “정책이 (전 정부와) 극단적으로 다른 정부가 들어올 때는 이런 활동들은 현명한 일”이라며 “누군가 백악관의 입과 귀 노릇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바마 정부 에너지장관을 보좌했던 케빈 노블록은 “백악관과 내각 사이의 의견 불일치는 (그 정부가) 건강하다는 증거”라며 정무 역할을 하는 보좌관들을 비판했다. 이런 조치가 불신과 혼란, 비효율을 낳을 수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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