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정대 기자

등록 : 2014.07.13 19:43
수정 : 2014.07.14 05:59

김명수만 낙마? 정성근도? 머리 싸맨 청와대의 고민

등록 : 2014.07.13 19:43
수정 : 2014.07.14 05:59

일부 포기 땐 국정 동력에 타격, 전원 임명 땐 소통 노력 빛바래

청문보고서 재요청 후보는 '생존' 朴 대통령 선택 이르면 오늘 확인

박근혜 대통령의 결정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자택 앞에서 반바지 차림으로 산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자질 논란에 휩싸인 일부 후보자들의 거취 문제를 두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야권이 낙마 대상자로 삼고 있는 후보자가 복수인 상황에서 여야관계가 파국으로 흐르지 않도록 관리하는 가운데 국정운영 동력도 확보할 수 있는 묘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낙마 대상자 누구일까

현재 야권이 공개적으로 거론한 낙마 대상자는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및 정성근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3명이다. 이 중 정종섭 후보자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압박의 강도가 약한 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도 지난 10일 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에서 김명수ㆍ정성근 두 후보자에 대해서만 재고를 요청했다.

당청 기류를 종합하면 박 대통령은 김명수 후보자와 함께 정성근 후보자까지 낙마를 시켜야할지 말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김 후보자의 경우 청문회에서 논문 표절이나 제자 연구성과 가로채기 의혹 등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데다 자질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이라 더 이상 방어가 어렵다는 데에 별다른 이견이 없다.

문제는 정 후보자다. 지난 10일 정 후보자 청문회가 ‘위증 논란’으로 파행될 때만 해도 청와대는 야당의 정치공세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청문회 당일 정 후보자의 ‘폭탄주 회식’ 논란에다 자녀의 불법비자 유학, 부동산투기 추가 의혹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기류 변화가 역력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정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 출범 당시를 반추해볼 때 김명수ㆍ정성근 두 후보자 모두가 ‘버리는 카드’가 될지는 미지수다. 박 대통령은 당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ㆍ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와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등 3명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숱한 자질 논란에 휩싸였던 윤 후보자에 대해 “능력으로 판단해달라”며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이번에도 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후보자 3명 모두의 임명을 강행하거나, 야권의 공세를 감안해 1명을 낙마시킬 경우 김명수 후보자가 아닌 정성근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의외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靑 고민 깊어지는 배경은

청와대가 2기 내각 후보자들의 임명 여부를 두고 고민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여기엔 ‘미니 총선’으로 치러지는 7ㆍ30 재보선 결과에 대한 부담도 상당 부분 작용하고 있다.

당장 박 대통령이 부적격 후보자 전원에 대해 임명을 강행할 경우 국정 전반이 마비될 공산이 크다. 정부조직법 개정을 비롯한 세월호 참사 후속대책, 각종 경제활성화 관련법안 처리 등에서 야당의 협조를 전혀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은 물론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회동으로 시동을 걸었던 ‘소통’ 이미지도 빛이 바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일부 후보자를 포기하는 것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미 2명의 총리 후보자가 연쇄낙마하면서 정홍원 총리 유임이라는 자구책을 내놓은 상황에서 2기 내각의 진용마저 제대로 갖추지 못할 경우 국정 공백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이고 박 대통령이 직접 져야 할 ‘인사 실패’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보름 후로 다가온 7ㆍ30재보선도 고려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사실상 박근혜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로 치러지는 만큼 새누리당의 과반의석이 붕괴될 경우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와 친박계 핵심그룹으로서는 민심과 여론의 흐름에 여느 때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권 입장에서는 국정운영 동력을 유지하면서도 여야관계를 냉각시키지 않을 묘책을 찾는 게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현행법상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이 14일로 끝나는 만큼 박 대통령이 내놓을 묘수는 이르면 15일 확인할 수 있다. 현행법상 10일 안에 시한을 못박아 청문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해야 하는데, 대상에서 빠지는 후보자는 지명철회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재요청 시한까지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박 대통령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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