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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백신 맞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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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백신 맞아야 하나?

입력
2018.05.1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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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매년 여성 50만명 정도가 발병해 27만명 정도가 사망하는 질환이다. 이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2007년 개발됐지만 뇌손상 부작용을 언급한 논문이 2016년 일본에서 발표되면서 접종률이 급감했다. 그런데 최근 일본 연구진들이 방법상 문제가 있었다며 논문을 철회했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맞아야 할까. 전문가들은 “접종이 최선의 예방”이라고 조언한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주요 발병 원인이다. 대개 성관계로 감염되는데, 콘돔으로도 막을 수 없다. 감염 후 70% 정도는 자연 치유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세포의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암으로 발전한다.

백신 예방접종. 게티이미지뱅크
백신 예방접종. 게티이미지뱅크

현재 유일한 예방법은 백신이다. 2007년 이후 몇 가지 백신이 개발됐다.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는 백신에 따라 다르지만 70% 이상이다. 미국 등에서는 의무 접종을 권고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지난해부터 만12세 여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시작했다. 보건소, 의료기관에서 6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을 받으면 돼 비교적 간편하지만 부작용 논란으로 우리나라의 접종률은 50%선에 머물고 있다.

논란을 촉발한 것은 2016년 일본 도쿄 치대 연구진이 ‘사이언티픽 리포트’라는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이었다. 생쥐에게 자궁경부암 백신과 독소를 함께 투여했더니 뇌가 손상돼 운동성이 떨어졌다는 내용이었다. 이 논문이 나오자마자 일본에서는 비슷한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여성들이 속출했고, 일본 삿포로의 경우 접종률이 70%에서 0% 가까이 급감했다.

이후 도쿄 치대 연구진의 실험과 분석을 반박하는 논문들이 속속 발표됐지만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도쿄 치대 연구진들이 논문을 발표한 지 1년 여가 지난 이달 11일 논문을 철회했다. 자신들의 연구가 잘못됐다고 인정한 것이다.

생화학자인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은 17일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도쿄 치대 연구결과는 백신 반대운동단체를 통해 널리 전파됐지만 다른 과학자들의 반박이 있었던 사실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논문 철회에도 일본에서는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접종률이 과연 회복될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이 백신의 부작용에 대해 “주사를 맞은 부위가 아프고, 열이 나거나 속이 메스껍고 근육통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다른 예방접종에도 흔히 생기는 정도의 부작용”이라면서 “(백신은) 특별한 부작용이 없으면서 여성의 생명을 크게 위협하는 자궁경부암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두 딸도 이 백신을 맞았다고 했다.

또한 ‘약을 쓰지 않고 아이 키우기’(안아키) 등 자연주의 육아의 일환으로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이 관장은 “자연주의 육아를 하면 인간의 수명은 다시 40살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 아이는 백신을 안 맞혔는데도 괜찮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주변에 있는 다른 아이들이 모두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그 아이가 안전했던 것”이라며 “백신은 사회 안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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