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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 송년회 간 MB “한국, 작은 나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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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 송년회 간 MB “한국, 작은 나라 아냐”

입력
2017.12.19 04: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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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앞 시위대 “MB 구속”

칼바람 속 생일ㆍ당선일 맞아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을 나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을 나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MB를 구속하라’는 외침 속에 무거운 ‘트리플 데이’를 맞았다. MB는 해마다 12월 19일을 즈음해서 재임 시절 청와대 참모진, 장ㆍ차관, 측근 의원들과 연달아 송년 모임을 갖는다. MB의 생일, 결혼기념일, 대선 당선일이 공교롭게도 모두 12월 19일이라 트리플 데이라고 부르며 해마다 기념하고 있다.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전ㆍ현직 ‘친이(명박)계’ 의원들과의 송년 만찬에 들어서는 MB를 맞은 건 그의 구속을 요구하는 소수의 시위대였다. MB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격이나 국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는 말로 요즘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한국은 그렇게 작은 나라가 아니다”라며, “한국은 작은 나라지만 중국의 큰 꿈과 함께 할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베이징대 강연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내년 한해는 갈등, 분열을 뛰어넘어 국민이 편안한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는 말로 송년 인사를 갈음했다. 그는 만찬에서도 참석자들에게 “지금은 (보수가) 어려운 때”라며 “개인의 목소리를 내기보다 단합하길 바란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정부를 파헤치는 현 정부의 ‘적폐청산’ 강공에 보수 진영이 결집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의원들의 발걸음도 가볍지는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에 따라 검찰은 MB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군의 선거 개입 의혹, 방송장악 논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과정 등을 들여다 보고 있다. MB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은 “다들 과거로 회귀하기 보다 앞으로 나가야 하는 시점인데 현 정부가 (적폐청산만 앞세우니) 안타깝다는 심경들이었다”고 전했다.

MB정부 시절 청와대 수석을 지낸 한 인사는 “MB만큼 청렴한 대통령도 없었다”며 “재임시절 재벌 총수와는 독대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핵심 측근도 “(잘못이 없으니) 대비할 것도 없다”며 “(혐의가) 구체적으로 잡힌 게 없으니 검찰도 잠잠한 것 아니겠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앞서 MB는 이달 6일 강남의 한 호텔에서 재임 시절 장ㆍ차관 모임인 ‘선진한반도포럼’ 회원 70여명과, 13일엔 청와대 참모진 30여명과도 만찬 회동을 했다. 13일 회동에선 박근혜 정부시절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과 관련해 한 참석자가 “혹시 국정원에게 돈 받은 적이 있으시냐”며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뒤숭숭한 속내를 에둘러 드러내자, MB가 “당신은 받았느냐”며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뉘앙스로 답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참석자들이 잇따라 현 정부의 무리한 적폐청산 수사에 불만을 표시하자 MB는 특별히 ‘당당하게 임하라’는 당부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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