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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마세라티의 2018년 역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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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마세라티의 2018년 역군들

입력
2017.12.1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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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마세라티 미디어 시승회. (왼쪽부터) 콰트로포르테, 르반떼, 기블리. 사진=FMK 제공
지난 6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마세라티 미디어 시승회. (왼쪽부터) 콰트로포르테, 르반떼, 기블리. 사진=FMK 제공

지난 6일 인천 송도 신도시 일대에서 마세라티의 2018년형 신차 시승회가 열렸다. 2018년 도약을 위해 새롭게 안팎을 새롭게 치장한 기블리와 르반떼, 콰트로포르테의 신형 모델을 번갈아 가며 시승했다. 그리고 떠오르는 몇 가지 키워드를 정리했다.

2013년 4월에 출시한 기블리의 가격은 1억원 초중반 대로 독일차 제조사들의 고성능 세단을 정조준한다. 1967년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손끝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기블리는 쿠페였다. 1990년대에 들어서 나온 2세대 기블리 역시 쿠페였는데, 지금의 기블리는 마세라티가 ‘많이 팔기 위해’ 철저히 전략적으로 기획한 차다. 그 전략은 제대로 들어맞았다. 2014년 기블리는 마세라티 전체 판매량의 약 70%를 차지하면서 마세라티 판매 막대 그래프의 키를 쭉쭉 키우기 시작했다.

르반떼는 기블리의 바통을 이어받은, 마세라티 최초의 SUV다. 럭셔리카 시장에서도 SUV는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돼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페라리 역시 SUV를 고민하고 있을 정도다. 르반떼의 가격은 기블리와 비슷해 포르쉐 카이엔을 고민 중인 소비자의 마음을 흔든다.

콰트로포르테는 마세라티가 1963년 최초로 만든 4도어 세단이다. 이탈리아어로 ‘콰트로’는 ‘4’, ‘포르테’는 ‘문’을 뜻한다. 1950년대 마세라티가 레이싱에서 손을 놓고 처음 만든 그란투리스모가 브랜드의 상징이라면, 콰트로포르테는 마세라티의 플래그십이다. 플래그십은 함대의 방향을 이끄는 기함이다.

#후발주자

콰트로포르테의 ADAS 시연 모습. 사진=조두현 기자
콰트로포르테의 ADAS 시연 모습. 사진=조두현 기자

2018년형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 그리고 르반떼에는 ADAS(Advanced Driving Assistance Systems)라고 부르는 주행 보조 시스템을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요즘 고급차에서 볼 수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로 앞차와의 거리와 차선을 스스로 유지하며 달리는 기능이다. ‘반자율주행’ 시스템이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이 기능은 새롭진 않다. 이미 수많은 브랜드에서 선보였다. 예를 들어 BMW의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와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등이 대표적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볼보, 제네시스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이날 시승회에서 루카 델피노 마세라티 중동 아시아 총괄은 “2단계 자율주행으로 볼 수 있는 ADAS는 럭셔리카 세그먼트에서 마세라티가 최초로 장착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실제 인천대교를 오가며 콰트로포르테에 장착된 ADAS를 테스트해봤다. 시스템은 스티어링휠에 달린 크루즈컨트롤 버튼으로 쉽게 활성화할 수 있다. 규정 속도에 크루즈 컨트롤을 맞추고 스티어링휠에서 두 손을 놓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었다. 앞차와의 간격은 안전하게 잘 조절한다. 차선의 굴곡에 따라 스티어링휠이 스스로 움직이며 차를 차선 안으로 들이밀었다. 움직임은 꽤 빠른 편이다. 그런데 둔탁하고 높은 톤의 경고음이 신경을 거슬린다. 도로의 굴곡이 심해지면 시스템은 쉽게 포기한다. 이 기능은 경쟁 모델에 비교해 세련됐다는 느낌은 없다.

#SUV인_척_하는_스포츠카

르반떼는 덩치를 키운 기블리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르반떼는 덩치를 키운 기블리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르반떼는 확실히 포르쉐를 의식했다. 활시위에서 곧바로 튕겨 나가는 듯한 가속력과 덩치를 잊게 하는 핸들링은 언제나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V6 트윈 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430마력을 자랑하는 르반떼 S의 운전 재미는 여느 스포츠카 못지않다. 275마력짜리 디젤 모델은 61.2㎏·m의 높은 토크를 토해낸다.

스포츠 모드에선 배기 밸브가 완전히 열려 마세라티 특유의 교향곡을 안팎으로 울린다. 액티브 사운드 시스템이 음의 이퀄라이저와 증폭을 섬세하게 매만진다. 좌우에 쏠리는 구동력을 적절히 조절해주는 토크 벡터링과 뒷바퀴에 달린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 덕에 코너를 돌아나갈 때마다 엷은 미소를 짓게 된다. 마세라티가 르반떼를 두고 왜 ‘SUV가 아닌 마세라티’라고 하는지 이해된다. 2년 가까이 시승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 항상 변하지 않는다. 이 차는 스포츠카에 가깝다.

#둘_중에_고르세요

(좌)그란루소의 시트와 (우)그란스포트의 시트
(좌)그란루소의 시트와 (우)그란스포트의 시트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 르반떼는 2018년형부터 모두 그란루소와 그란스포트 두 가지 트림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전엔 콰트로포르테에 한해 선택할 수 있었다. 그란루소는 안락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고 그란스포트는 말 그대로 스포티한 감성을 부각한 트림이다.

마세라티는 브랜드의 기원을 모터스포츠에 두고 있다. 모든 차의 패들시프트가 F1 경주차처럼 스티어링 칼럼에 고정된 건 이 때문이다. 하지만 럭셔리 감성을 대중화하기 위해선 고급스럽게 치장할 필요도 있다. 마세라티는 한 그릇에 많은 것을 담기보다 성질이 비슷한 스타일로 나눠 담기로 했다.

그란루소 트림의 백미는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실크 에디션이다. 시트에 제냐의 고급스러운 실크 소재가 적용돼 마치 명품 소파에 앉아 안락하게 운전하는 느낌을 준다. 그란스포트엔 대신 스포츠 시트가 장착돼 있고 주요 요소에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부품을 장착해 과거 레이싱 DNA의 스타일과 혈통을 되살렸다.

조두현 기자 joe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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