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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ICBM 조립시설까지 부수며 종전선언 미국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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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ICBM 조립시설까지 부수며 종전선언 미국 압박

입력
2018.07.25 20:00
수정
2018.07.25 23:4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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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해체 이어

평양 인근 조립시설도 자취 감춰

상응조치로 조기 종전선언 요구 움직임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5일 공개한 북한 평양 인근 평안남도 평성의 ‘3월 16일 자동차공장’ 위성 사진. 지난달 30일 포착된 직사각형 시설물의 그림자(왼쪽 사진)가 이달 20일에는 사라졌다.(오른쪽 사진) VOA는 이를 근거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 시설이 해체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5일 공개한 북한 평양 인근 평안남도 평성의 ‘3월 16일 자동차공장’ 위성 사진. 지난달 30일 포착된 직사각형 시설물의 그림자(왼쪽 사진)가 이달 20일에는 사라졌다.(오른쪽 사진) VOA는 이를 근거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 시설이 해체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실험장에 이어 조립 시설까지 부수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연일 미국에 조속한 종전(終戰)선언을 다그치면서다. 더 이상 미 본토를 미사일로 위협하지 않을 테니 상응 조치로 적대행위를 멈춰달라고 요구하는 형국이다.

25일 미 관영 방송 미국의소리(VOA)는 과거 평양 인근 땅에 들어서 있던 ICBM 조립 시설이 자취를 감췄다고 보도했다. 위성사진 서비스업체 ‘플래닛’이 이달 20, 21, 24일 평안남도 평성 소재 ‘3월 16일 자동차 공장’ 일대 사진을 지난달 30일 사진과 비교한 결과에 근거해서다.

위성사진 분석가이자 군사전문가인 닉 한센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VOA에 “해체 작업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이 시설에서 사흘 만에 해체ㆍ재건이 반복된 모습이 목격된 적이 있는 만큼 완전 폐기로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이날 보도는 ‘서해위성발사장’으로 알려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의 일부 구조물이 해체된 사실을 미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와 우리 정보 당국이 확인한 지 하루 만이다. 미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ICBM 관련 시설들을 해체하는 작업에 착수한 듯한 북한의 동향이 이틀 연거푸 공개된 것이다.

북한이 최근 평안남도 평성 '3월16일 자동차 공장'에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 시설을 해체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관영 방송 미국의소리(VOA)가 25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1월 29일 이곳에서 ICBM급 '화성-15형'이 실린 이동식 발사차량을 시찰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평안남도 평성 '3월16일 자동차 공장'에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 시설을 해체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관영 방송 미국의소리(VOA)가 25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1월 29일 이곳에서 ICBM급 '화성-15형'이 실린 이동식 발사차량을 시찰했다. 연합뉴스

北매체 “美, 비핵화만 요구하는 것 뻔뻔스럽다”

공교롭게 이는 정전협정 체결 65주년(27일)을 앞두고 거세지고 있는 북한의 조기 종전선언 요구와 맞물린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평화체제 구축을 요구하는 기운’ 제하 정세 해설에서 “최근 종전선언과 관련한 문제 해결에 장애가 조성되고 있다”며 “이것은 남조선 당국이 강 건너 불 보듯 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외 선전용 매체인 ‘메아리’는 미국을 직접 겨냥했다. 이날 ‘종전선언을 회피하는 미국의 태도가 일을 그르칠 수 있다’ 제하 글에서 “북조선의 종전선언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는 미국의 욕심이 지나치며 그 때문에 더 중요한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것, 판문점 상봉(4ㆍ27 남북 정상회담)과 싱가포르 상봉(6ㆍ12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미 합의된 문제를 계속 미루면서 북한 비핵화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뻔뻔스럽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목소리라고 했다.

북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방북 직후인 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종전선언 조기 채택을 처음 채근한 뒤 21, 23일 대남 선전 매체를, 24일에는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은 약속을 지켜야 하고 남한도 책임이 있다’는 식의 주장을 전개했다.

시기가 겹치는 두 행보에는 50일도 남지 않은 정권 수립 70주년(9월 9일)까지 체제안전 보장 관련 성과를 미국으로부터 얻어내겠다는 북한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동창리와 평성은 미국이 24시간 동향을 주시하는 사이트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최근 북한 움직임은 상응 조치를 내놓으라는 대미 압박의 성격이 강하다”며 “일단 북한이 가장 바라는 건 종전선언”이라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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