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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맘 6시간 근무… 아이도 회사도 웃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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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맘 6시간 근무… 아이도 회사도 웃지요

입력
2016.12.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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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마쳐 어린이집 하원시키고

초등학교 입학 땐 장기 무급휴가

임신부 검진ㆍ업무 완화 등 배려

퇴사 줄고 업무 생산성 높아져

서비스에이스에서 시간선택 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맘 유기순(왼쪽부터) 정은주 이성은 매니저가 7일 오전 서울 구로구 본사 건물에 붙은 가족친화인증 판 앞에서 웃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서비스에이스에서 시간선택 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맘 유기순(왼쪽부터) 정은주 이성은 매니저가 7일 오전 서울 구로구 본사 건물에 붙은 가족친화인증 판 앞에서 웃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육아휴직을 다 쓰면 ‘책상 빠진다’고 출산휴가만 겨우 쓰는 곳도 있잖아요. 아이를 키우는 시기엔 단축 근로를 할 수 있고, 직장 내 어린이집에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어서 더 열심히 일해요.”

12일 서울 구로구에 있는 ‘서비스에이스’ 본사 사옥에서 직장맘 삼총사를 만났다. 6시간 선택 근무를 하는 정은주(37) 유기순(36) 이성은(35) 매니저다. 가족친화기업으로 손꼽히는 서비스에이스는 수도권 지역 고객 상담업무를 전담하는 SK텔레콤 자회사다. 여성가족부가 공인하는 가족친화인증을 획득한데다, ‘2016년 일ㆍ가정 양립 우수기업’ 대통령 표창 수상을 앞두고 있다. 삼총사도 자신의 경험담을 빌어 회사 자랑에 여념이 없다.

정 매니저가 체험한 시간선택제도의 장점은 이렇다. “풀 타임 근무 때는 오후 7시는 돼야 아이를 데리러 가니까 어린이집에 혼자 남아 시무룩했어요. 9월부터 8시간에서 6시간으로 단축 근무하고부터는 ‘엄마 오늘 나 1등으로 나왔어’라고 좋아해요. 만족스럽죠. 오후 4시 반에 일을 마치니 여유롭게 아이들과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고요.” 실제 서비스에이스는 다양한 유연근무제로 직원들이 일과 가정을 두루 챙길 수 있게 배려한다. 3,800여명의 정규직 가운데 124명이 4시간 또는 6시간 선택 근무를 하고 있고,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도 26명이다.

이 매니저는 장기 무급휴가의 혜택을 누렸다.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해 한 달간 무급휴가를 눈치 보지 않고 썼어요. 잘 버티다가 아이가 학교 입학할 때 관두는 직장여성이 많은데, 아이에게 손이 많이 가는 시기 이런 제도를 이용할 수 있어서 정말 유용했죠.”

유 매니저는 임신부 배려제도를 꼽았다. “임신을 하면 주마다 정기검진을 받는데, 검진이 있으면 4시간을 조기 퇴근할 수 있어요. 퇴근을 빨리 했다고 월급을 덜 주는 것도 아니어서 주변에서 많이 부러워해요.”

이뿐 아니다. 서비스에이스는 출산 후 복직 시 첫 달은 8시간 급여를 제공하면서 단축 근무(6시간)를 하게 해주고, 복직 후 1개월 동안은 업무 평가에서 평균 등급을 보장하고 있다. 한 동안 쉬다 와 업무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육아 문제로 신경 쓸 게 많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임신부의 업무 평가기준을 낮추고, 난임 직원에게는 8일 간의 유급휴가도 제공한다. 2011년 3월부터는 49명 수용 가능한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막 퍼주는 것 같지만 실은 회사에도 득이 되는 제도들이다. 숙련된 직원들이 떠나면 회사는 새로운 직원을 고용하고 교육시켜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더 든다. 서비스에이스 관계자는 “여러 가지 가족친화제도를 도입해 정착시킨 결과, 과거 연간 100명을 뽑았을 때 90명 이상이 나갔다면 지금은 24명 정도로 줄었을 만큼 퇴사비율이 낮아졌다”고 했다. 결국 “고객 대응 능력이 뛰어난 숙련 상담사들이 오래 근무하는 건 회사 입장에서도 이익”이라는 것이다.

서비스에이스 같은 가족친화인증기업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08년 14곳에 불과했던 게 지난해 1,363곳, 올해는 1,828곳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가족친화인증기업은 미인증기업에 비해 생산성이 14~19% 가량 더 높고, 근로자의 만족도 또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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