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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측근 ‘미국 복음주의’ 집중 비판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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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측근 ‘미국 복음주의’ 집중 비판한 까닭은?

입력
2017.07.1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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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검은색 미사보를 쓴 부인 멜라니아(왼쪽) 여사가 5월 24일 바티칸 교황 관저인 사도궁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바티칸=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검은색 미사보를 쓴 부인 멜라니아(왼쪽) 여사가 5월 24일 바티칸 교황 관저인 사도궁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바티칸=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 측근 2명이 바티칸 공식매체를 통해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그를 지지하는 미국의 복음주의를 격렬하게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해 주목을 받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교황청 검수 후 출판되는 매체 ‘라 치빌타 카톨리카’에 게재된 이 기사는 미국의 ‘복음 근본주의’가 구약성경을 오독함으로써 기후변화를 부정하고 이민자와 무슬림을 배척하며 분쟁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기사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배넌이 미국 기독교 근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학자 존 러시두니의 철학을 수용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또 러시두니의 철학은 “국가를 종교에 종속시키며, 이는 이슬람 근본주의와 다를 바 없”으며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집단 이슬람국가(IS)가 퍼트린 신정정치와 “뿌리가 같다”고 비판했다. 미국 기독교 근본주의가 구약성경에 나오는 묵시록에 대한 공포를 이용해 세상을 선과 악으로 이분하고, 미국을 ‘신정 국가’로, 그 적대국은 멸망시켜야 할 이교도 국가로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황청 전문가들은 이 기사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직접 지지를 받았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글을 쓴 안토니오 스파다로 ‘라 치빌타 카톨리카’ 편집장과 마르셀로 피게로아 교황청 신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아르헨티나판 편집장은 프란치스코 교황 측근으로 분류된다.

대통령 복음주의자 고문단 소속인 조니 무어 목사가 1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 기도하는 모습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했다. 트위터 @JohnnieM
대통령 복음주의자 고문단 소속인 조니 무어 목사가 1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 기도하는 모습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했다. 트위터 @JohnnieM

특히 이 기사는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복음주의 종파 기독교인들을 만난 후 목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단체 기도를 올린 뒤에 게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복음주의 기독교인 약 81%의 지지를 받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은 사이가 좋지 않다. 대선후보 시절 트럼프 대통령과 교황은 멕시코 국경에 벽을 세우는 공약을 놓고 서로를 직접 겨냥해 설전을 벌인 바 있다. 트럼프 취임 후인 5월 회담에서는 교황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후변화 대응을 주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6월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공식 선언하면서 이를 무시했다. 교황청은 “뺨을 맞은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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