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중 기자

등록 : 2017.12.28 04:40
수정 : 2017.12.28 13:55

점점 꼬이는 대우건설 매각… 독배 들이킨 현대건설 흔들

건설업계 뒤숭숭한 연말 2제

등록 : 2017.12.28 04:40
수정 : 2017.12.28 13:55

산은 ‘대우건설 매각’ 밝힌 후 매입가 3분의 1로 주가 곤두박질

노조 “산은, 졸속매각 추진” 첫 쟁의…박 前사장 낙하산 논란 이 前행장 고발

10조 규모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무상특화비 무리수 수익성 의문

매출액, 부채 분식회계 32억 과징금…힐스테이트 브랜드 가치 6위 추락

게티이미지뱅크

건설업계가 뒤숭숭한 연말을 맞고 있다. 연일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대우건설은 노조가 첫 쟁의 활동까지 나서면서 매각 일정이 더뎌지고 있다. ‘이사비 7,000만원 지급’으로 논란이 된 현대건설은 회계처리 위반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과징금 폭탄을 맞으며 브랜드 가치까지 하락하고 있다.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도 불확실해 건설업계 전체가 우울한 분위기다.

대우건설, 노조 첫 쟁의 활동

대우건설은 최근 주가가 맥을 못 추면서 새 주인을 찾을 것으로 기대했던 매각 작업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 대우건설 주가는 27일 5,850원으로 마감, 산업은행이 투입한 주당 가격(1만5,000원)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동걸 신임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손해 보더라도 팔겠다”며 대우건설 매각 방침을 분명히 한 지난 9월20일이나 매각공고를 한 10월13일만 해도 대우건설 주가는 7,000원을 넘었다. 그러나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 산업은행이 매각을 연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산업은행은 공식적으로는 아직 매각 방침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건설 노조가 매각 작업에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 상황은 더 불확실해졌다. 노조는 지난 21일 임금 협상 결렬과 함께 “산업은행이 졸속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쟁의활동에 나섰다. 또 ‘최순실 낙하산’ 논란 끝에 자진 사퇴한 박창민 전 사장과 관련, 현 회장과 동명이인인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이날 형사 고발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이 전 행장이 박 전 사장을 부당하게 낙하산 인사를 해 앉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대우건설에서 통합노조가 출범한 뒤 노조 쟁의는 처음이다.

브랜드 가치는 급락하고 과징금 폭탄까지

반포주공1단지(1ㆍ2ㆍ4주구) 재건축 사업을 수주해 여느 해보다 따뜻한 연말을 기대했던 현대건설도 분위기가 침울하긴 마찬가지다. 이 사업은 총 사업비가 10조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렸지만 업계에선 ‘독이 든 성배’라는 지적이 많았다.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무상 특화비에서 경쟁사였던 GS건설에 비해 2,000억원 이상 많은 금액을 제시했다. 초호화판 명품 브랜드 마감재와 단지 안에 84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 실내 아이스링크까지 지어주겠다고 제안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조합이 제안한 최저 일반분양가를 보장하는 대물변제 등의 파격적인 안도 내놓았다. 현대건설과 일부 조합원 사이의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현대건설이 한강 조망 설계와 관련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32억620만원의 과징금까지 물게 됐다. 2013∼2016년 국내외 공사 현장에서 매출액과 부채 등을 과대ㆍ과소 계상한 게 적발됐다.

항상 업계 상위권이었던 ‘힐스테이트’ 브랜드의 가치도 떨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한 부동산 전문 정보업체의 ‘아파트 브랜드 종합순위’에서 2015년 3위, 2016년 2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6위로 밀렸다.

건설업계 전반적으로도 분위기는 밝지 않다. 정부가 잇따라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을 내 놓고 있는 가운데 내년엔 분양 물량도 많아 치열한 경쟁과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8년 민간 아파트 분양 물량은 총 41만7,786가구로, 지난 5년 평균보다 36%나 많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내년 미분양이 넘치면 건설사의 경영 압박은 심해질 수 밖에 없다“며 “이래저래 꽁꽁 얼어붙은 연말”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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