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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많이 잡혀도 크기가 작아” 어민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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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많이 잡혀도 크기가 작아” 어민 울상

입력
2017.06.2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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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 불법조업 단속 강화

산란기 강수량 증가 등 변화에

인천연안 작년보다 180% 증가

중량 ‘하’ 등급 늘어 수입 감소

“가을엔 조업 중단 등 검토해야”

인천연안해역에서 잡힌 꽃게가 위판장에 전시돼 있다. 인천시 제공
인천연안해역에서 잡힌 꽃게가 위판장에 전시돼 있다. 인천시 제공

“양은 늘었는데 크기가 예전만 못해요.”

인천 봄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으나 어민들의 한숨은 여전하다. 꽃게 크기가 해마다 작아져 수입도 함께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어민들은 봄이나 가을 한철 꽃게 조업을 쉬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박태원(57) 옹진군 연평면 어촌계장은 25일 “꽃게 어획량은 작년보다 많이 늘었으나 중량 면에선 모자라다”며 “꽃게를 (크기 별로) 상중하로 나누면 수게 기준 상품은 ㎏당 1만5,000원까지 받지만 하품은 6,000원 수준이라 많이 잡혀도 수입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올 5월 말 기준 인천 연안해역 꽃게 어획량은 1,395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3톤보다 180% 늘었다. 연평해역 어획량도 지난해 52톤에서 올해 113톤으로 116% 증가했다.

꽃게가 늘어난 원인은 지난해 꽃게 산란기인 5~7월 인천해역 강수량이 증가(2015년 270㎜→2016년 469㎜)하는 등 어장환경 변화에 따라 꽃게 유생(어린 꽃게) 분포 밀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가 올 봄어기 어획량에 영향을 주는 2015~2016년 어린 꽃게 분포 밀도를 조사한 결과, 2015년 1,000㎥당 992개체에서 지난해 1,000㎥당 4,669개체로 4.7배 증가했다.

지난 4월 서해5도 특별경비단 창단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 730기의 불법 조업 방지시설 설치로 중국어선 출현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7억1,500만원을 들여 어린 꽃게 644만 마리를 방류하는 꽃게 자원 회복사업도 한몫 했다.

시 관계자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 꽃게 금어기 중에 어린 꽃게 150만마리를 추가 방류할 계획”이라며 “꽃게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선 금어기 준수, 어린 꽃게 보호 등 어민들의 자발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어획량 증가를 반기면서도 꽃게 크기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어민 일부는 1990년대처럼 봄에만 꽃게 조업을 허가해 꽃게 자원을 보호하는 방안도 정부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어촌계장은 “우리 어민들이 어구를 많이 늘리고 중국어선들까지 몰려와 조업한 게 20년이 넘었다”라며 “남획으로 꽃게 크기가 자꾸 작아지고 있어 옛날처럼 가을 조업은 쉬는 대신에 정부가 어민들 수입을 (어느 정도) 보전해주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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