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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3차례나 출제 오류… 무결점 수능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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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3차례나 출제 오류… 무결점 수능 긴장감

입력
2017.11.09 04: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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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간 기출문제 겹치면 안돼

시간 쫓겨 난이도 조율하며 실수

연계율 70% EBS 교재 틀리기도

청와대에 “안전장치 마련” 청원

최근 4년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출제 오류가 없었던 건 2016학년도 단 한 해뿐이었다. 2014, 15, 그리고 17학년도에도 오류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교육당국은 올초 검증 강화책을 내놓았지만 9월 모의평가에서 다시 한번 문제가 발생하면서 비상등이 켜진 상황. 2018학년도 수능(16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번에는 수능 오류를 비껴갈 수 있을지 교육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합숙에 돌입한 700여명의 수능 출제ㆍ검토위원 및 지원 인력이 현재 주요 작업을 마치고 출제 근거 자료 작성 등 막바지 업무를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수능 및 모의평가에서 출제 오류가 반복된 만큼 이번 합숙 기간에는 오류 방지를 위한 문제 검증 작업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는 게 평가원의 설명이다.

앞서 평가원은 잇따른 수능 오류 사태가 빚어지자 지난 3월 ‘수능 출제 오류 개선ㆍ보완 방안’을 발표하면서 ▦8명 안팎의 검토지원단 구성 ▦오답지 근거 사실 확인 필수화 ▦오류 유형ㆍ원인 교육 등을 통해 6월 모의고사부터 강화된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능 전 마지막으로 치러진 올해 9월 모의평가에서 지구과학Ⅰ(복수정답 인정)ㆍ직업탐구영역 기초제도(정답 변경) 과목에서 또다시 오류가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출제ㆍ검토에 참여했던 위원들은 1994학년도 수능부터 24년 간 이어져 온 시험의 기출문제를 모두 피해야 하는 데다, 제한된 기간에 난도 조절까지 해야 해 막바지까지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고 고충을 털어놓는다. 위원들은 35~40일 정도의 기간 동안 합숙하는데, 시험지 인쇄소 전달 및 출력 기간을 제외하고 출제에만 매진하는 날은 절반 안팎인 17~19일 정도라고 한다. 이 기간 8개 영역 41개 과목 내 1,000개에 달하는 문제를 만들어야 한다. 출제위원을 지낸 한 대학 A교수는 “마감 직전까지 서둘러 과목 별 난도 조정을 하다 보면 단어나 문장 사용 등에서 실수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여전히 70% 연계율을 유지하고 있는 EBS 교재의 자체 오류도 문제로 꼽힌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EBS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6월까지 EBS 교재 오류는 총 1,012건에 달했다. 출제위원 출신 대학 교수 B씨는 “EBS 교재는 출제 과정 상 수능만큼 엄격한 검증 절차가 없기 때문에 수능 문제를 만드는 과정서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수능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은 ‘문제가 오류로 예상되는 경우 대처법’ 등도 공유한다. 서울 양천구의 한 학원강사는 “출제 오류가 나도 시험장에선 뾰족한 대응 수단이 없기 때문에, 학원에선 빈칸으로 남겨두거나 복수 정답을 찍지 말고 가장 옳다고 생각되는 답 1개만 선택하라고 일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자신을 윤리 교사라고 밝힌 한 시민이 ‘반복되는 수능 오류로 평가원과 소송까지 벌이며 학생들이 고액 소송비를 감당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 달라’는 청원을 게재하기도 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2018학년도 수능시험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9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에서 학생들이 문제지를 받고 있다. 홍인기 기자
2018학년도 수능시험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9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에서 학생들이 문제지를 받고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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