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당선 초기 자료 받아봤다"… 나머지 의혹은 모두 부인

박근혜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2014년 9월 20일 인천 서구 드림파크 승마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아시아경기대회 승마 마장마술 경기에 참가한 딸 정유연(정유라로 개명)의 시상식을 마친 뒤 지인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시사IN 제공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씨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독일에서 잠적한 최씨는 2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 초기에 청와대 자료를 받아 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심경 고백에 도움을 주기 위해” 연설문을 일부 수정한 것도 시인했다.

그러나 최씨는 나머지 의혹은 전부 부인했으며, 당장 귀국할 뜻도 없음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는 물론 여야가 합의한 특별검사 수사도 장기화해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씨는 연설문 수정과 관련, “대선 당시인지 그 전인지, 대통령을 오래 봐 왔으니 (대통령의) 마음을 잘 아니까 심정 표현을 도와달라고 해서 도왔다. (대통령의) 마음을 잘 아니까 심경 고백에 대해 도움을 줬다. 그게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국가 기밀인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에게 폐를 끼친 것은 정말 잘못했지만 신의 때문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보고서를 받아봤다는 의혹에 대해 그는 “당선 직후 초기에는 이메일로 받아본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종이나 책자 형태의 청와대 보고서를 매일 봤다거나, 태블릿PC를 통해 보고서를 사전에 봤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최씨는 “당선 직후 초기에는 메일로 받아봤지만, 민간인이어서 국가기밀인지 전혀 몰랐다””태블릿을 갖고 있지도 않고, 쓸 줄도 모른다. 남의 PC를 보고 보도한 것 아닌가”라고 부인했다.

최씨는 인사 개입설과 미르∙K스포츠 재단 특혜 의혹, 차은택씨의 재단 운영 농단 의혹, ‘팔선녀’ 비선 모임 등 의혹에 대해서도 모두 “몰랐다” “말도 안 된다””가깝지 않은 사람이다” “그런 적 없다””처음 듣는 말이다”라고 부인했다.

최씨는 귀국 계획에 대해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신경쇠약에 걸려있고, 심장이 안좋아 진료받고 있어 돌아갈 상황이 아니다”라며 “딸아이가 심경의 변화를 보이고 있어 두고 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지금은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귀국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이상무 기자

▶  朴 대통령, 왜 전문가도 아닌 최순실을 택했나

▶  다시 10ㆍ26… 37년을 넘나든 최태민의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