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는 언급 없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나 북핵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 대응 차원에서 지난 10월 미국을 방문했던 홍 대표는 이날 아베 총리를 만나선 한미일 자유주의 핵동맹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직 일본 총리가 한국 야당 대표를 만난 것은 2006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이후 11년 만이다.
홍 대표는 14일 총리 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33분간 면담을 갖고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북핵 공동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홍 대표는 면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자유주의 핵동맹을 맺어서 북중러 사회주의 핵동맹에 대항하자는 취지로 일본에 왔다”며 “일본이 북핵 문제에 있어서 한국당과 동일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아베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모든 옵션을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며 “북한이 미국의 강한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회담 과정에서 아베 총리는 한국 정부의 대북 대응 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드러냈다고 한다. 홍 대표는 “아베 총리가 8억엔 규모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신중하게 생각해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필요 없다”는 강경론도 아베 총리가 주장했다고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덧붙였다. 또 홍 대표는 “(아베 총리가) 일본 상공에서라도 좋으니 한미일 군사훈련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정부가 하고 있지 않아서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회동에서 일본군 위안부 등 양국 간 민감한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홍 대표는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와 국회 내 강제징용노동자기념상 설치 문제를 한국 의원들에게 잘 설명해달라고 했다”면서도 “이번에 온 목적은 북핵 문제다. 북핵 문제가 희석될 우려가 있어서 이 문제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아베 총리 면담 전 일본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을 면담했고 한국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일본 내각정보조사실 수장 기타무라 시게루 내각정보관과 오찬도 함께 했다.
도쿄=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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