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김기덕 공대위' “폭력 동반 연출은 영화 아니다”

알림

'김기덕 공대위' “폭력 동반 연출은 영화 아니다”

입력
2017.08.08 13:14
0 0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촬영장에서 폭력을 휘둘렀다고 알려진 김기덕 감독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촬영장에서 폭력을 휘둘렀다고 알려진 김기덕 감독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인권 침해 위에서 만든 영화는 당장 멈춰야 한다.”

김기덕 감독이 2013년 영화 ‘뫼비우스’ 촬영 과정에서 여배우에게 사전 협의되지 않은 베드신을 강요하고 연기 지도라는 명목으로 수 차례 뺨을 때린 혐의로 피소된 사건에 대해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김기덕 공대위)가 “영화감독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비열하게 이용한 사건”이자 “영화업계의 폭력적인 노동환경 등 뿌리깊은 인권침해의 문제”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김기덕 공대위는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배우의 감정 이입을 위해 실제로 폭행을 저지르는 것은 연출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될 수 없다”며 “이는 연출이 아니라 폭력”이라고 김 감독을 비판했다.

피소 사실이 알려진 뒤 김 감독은 “영화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하다 생긴 상황”이라고 해명하며 “스태프 중에 당시 상황을 정확히 증언하면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김기덕 공대위는 “배우는 시나리오에 있는 내용을 기반으로 해당 상황을 연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전문가”라며 “성폭력 장면을 리얼하게 찍기 위해 배우와 사전 협의 없이 실제 성폭력을 행할 수 없으며 살해 장면을 찍기 위해 직접 살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여배우는 사건 발생 4년이 지난 시점에 김 감독을 고소했다는 점 때문에 악성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안병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그동안 상담소와 국가인권위원회, 여성단체들, 변호사 등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지만, 현장에 있던 동료들에까지 2차 피해가 생길까 우려해 용기를 내지 못했던 것”이라며 “피해자는 피해보상도 거부하고 김 감독에 대한 법적 처벌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덕 공대위는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와 영화계의 자정 노력을 촉구하고, 정부에 영화계 인권침해 실태 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언론에 대해서도 추측성 보도와 여배우 신상 파헤치기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대위는 “영화계 내에서 연출이나 연기,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끊어내야 한다”며 “영화계 나아가 연예계 전반에 만연한 인권침해 문제를 없애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여성영화인모임은 영화진흥위원회와 함께 영화계 성폭력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영화계 종사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9월 중에 토론회를 열 예정이며 10월에 범 영화계 성폭력 대응기구 구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기덕 공대위에는 여성영화인모임과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찍는페미, 한국독립영화협회,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136개 단체와 공동변호인단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김기덕 감독. 연합뉴스
김기덕 감독.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