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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유족측 검찰 발표 거듭 반론 “진품 결론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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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유족측 검찰 발표 거듭 반론 “진품 결론 조작”

입력
2016.12.2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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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 배용원 형사6부장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회의실에서 고 천경자 화백 '미인도' 위작 논란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hong@hankookilbo.com
서울지검 배용원 형사6부장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회의실에서 고 천경자 화백 '미인도' 위작 논란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hong@hankookilbo.com

검찰의 천경자 ‘미인도’ 진품 발표와 관련해 당초 위작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던 천 화백 유족측 대리인은 20일 추가 반박문을 내 “검찰이 발표한 진품 결론은 비과학적 검증과 이른바 자체의 과학적 수사라는 것을 그럴듯하게 조합해 만든 조작”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배금자 변호사 등 공동변호인단은 이날 자료에서 “피고발자와 검찰이 형평성을 잃고 국립현대미술관과 결탁하여 진행”했다며 이번 결과를 “계획적이고 치밀한 음모”라고 비난했다. 이하는 반박문 전문.

검찰이 발표한 미인도 진품 결론은 비과학적 검증과 이른바 자체의 과학적 수사라는 것을 그럴듯하게 조합해 만든 조작이다. 미인도 수사는 검찰이 형평성을 잃고 국립현대미술관과 결탁하여 진행하였으며 이는 수사를 받아야 하는 피고발자와 검찰이 공조하여 미인도를 진품으로 만들기 위해 벌인 계획적이고 치밀한 음모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검찰은 아직도 구태의연한 자세로 과학을 조롱하고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검찰이 발표한 미인도 진품결론의 증거가 허구며 비논리적이라는 것을 이제 조목조목 밝혀 반박한다.

검찰 발표에 대한 고소인 및 공동변호인단 반박

검찰은 국제적인 과학감정전문기관인 프랑스의 뤼미에르 광학 연구소의 방대한 과학적연구 결과와 명명백백한 위작 결론을 100% 배제하고 주관적인 안목감정과 구색을 맞추기 위한 대검 자체의 과학감정 결과라는 자료를 첨부하여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발표하였다.

안목감정이 국제적 과학검증결과를 일축한 이유가 됐다면 안목감정위원들의 명단과 자격을 공개하라. 떳떳이 이름을 밝힐 수 없는 감정위원이라면, 전문성에 바탕을 둔 성실한 감정을 했다고 볼 수 없다. 최소한 천경자 화백의 작품세계에 대한 평론서나 논문 한편 작성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면 그들을 천경자 작품을 감정할 자격이 있는 전문가라 할 수 있는가. 또한 안목감정위원 중에 이번 미인도 사건에 이해가 얽혀 있는 화랑협회나 국립현대미술관측 관련 인사가 포함되었다면 이는 처음부터 미인도 진위판정을 진품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있었음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명단을 공개하라. 명단공개를 못한다면 검찰의 미인도 진품 판정은 그 자체가 부실 감정이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검찰이 형평성을 잃은 것에 대해서는 이미 피고발자인 현대미술관 관계자들이 프랑스 과학감정단 방한 시, 검찰과 동등한 위치로 버젓이 회의에 참석하고, 프랑스 팀의 감정 결과가 검찰에 제출된 후 검찰이 즉각 그 감정 결과를 피고발자인 현대미술관에 전달한 것 등 그간 여러 가지 징후가 있어왔다.

게다가 흡사 구색을 맞추기 위한 듯한 자체 과학감정 결과라는 것을 첨부하면서 검찰이 국제적 과학연구소의 연구결과는 완전히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는데, 이른바 대검 자체 과학수사라는 것은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아무런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자료들이다. 과학은 증명의 과정이 필수다.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사진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누가 만든 것인지, 신빙성이 있는지 검증이 되지 않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자료들이다.

검찰의 과학적 자료는, 25년 이상 경험과 기술축적을 자랑하는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연구소가 최첨단 장비를 사용, 한 달에 걸친 검증 끝에 도출해낸 수학, 물리학, 광학적 데이터와는 비교 할 수 없는, 임의적이고 극히 비객관적인 토막 자료에 불과하다. 전혀 과학적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은 그럴듯한 시각자료의 전시에 불과하다. 국민을 이런 식으로 오도해도 되는가.

뤼미에르 연구소 팀은 무려 9개 항목에서 ‘미인도’를 비교 대상이 된 동시대 천 화백의 진품들과 대비 분석하여 그 차이점들을 수치화해 움직일 수 없는 과학적 결과를 도출해 냈다. 다중스펙트럼 촬영기술로 확보한 초고해상도 영상을 컴퓨터로 단층분석해 광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보고서는 무려 63쪽에 달한다. 반면 검찰의 이른바 자체 과학검사는 큰 폰트로 만든 12쪽(일반 폰트로 5, 6쪽에 해당)에 불과하며 그것마저도 터무니 없는 비과학적 논리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는 뤼미에르 테크놀로지의 분석 기법을 이용해 검찰측에서 자체 검사했더니 상이한 결과가 나왔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까지 포함돼 있다. 뤼미에르가 25년간 쌓아온 기술과 첨단 장비, 그리고 경험을 검찰 관계 과학팀이 졸속으로 흉내내 흠집을 내려는 행위는 비윤리적이고 한 국가의 검찰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는 감정 초빙을 받은 이후 이제까지 검찰의 절차를 존중하고 신의를 지켰다. 초고해상도 촬영이 끝나자 마자, 사진의 원본파일을 검찰에 넘기기까지 했으며 검찰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해왔다.

그런데 그렇게 귀중한 과학적 사진자료들을 받아든 검찰은 과학적 증거를 토대로 공정한 진위판정을 내리기는커녕, 검찰이 미리 의도한 방향으로 진품 판정을 내리기 위해 온갖 허술한 자료들을 제시했다. ‘미인도’와 비교 대상이 된 동시대 다른 9작품들을 비교 분석하지도 못했고 1977년도 미인도와 비교대상에서 포함될 수 없는 연도의 작품인, 1968년도 천 화백 작품 ‘청춘의 문’(현대미술관 소장)을 비교한 항목이 있었는가 하면, 또한 기껏 비교했다는 항목이 육안으로도 인식 가능한 표면이 두텁게 칠해져 있다는 내용이 고작이다.

검찰의 비과학적 주장을 다음과 같이 세부적으로 반박한다.

(소장 경위) 당시 중앙정보부 대구분실장 오종해에 관한 대목

그 얘기는 천 화백이 생전에 먼저 이 얘기를 꺼낸 것으로, 그가 그림 두 점을 가져갔다가 한 점만 돌려준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천 화백의 생생한 증언이 남아있다. 그러나 천 화백은 분명히 오씨가 가져간 그림은 ‘미인도’보다 훨씬 작은 사이즈였다는 것을 밝혔다. 한편 생전의 오종해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게 그림을 선물한 사실도 없고, 또한 천 화백으로부터 그림을 가져가 소장했다는 것조차도 부인했다. 설혹 그 그림이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소유였다고 해도 그렇다고 그것이 진품이라는 증거는 결코 되지 못한다. 많은 몰수재산들 중에 가짜 골동품, 그림들이 많았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과학 감정)“동산방(D)화랑의 화선지(3배접) 와 액자로 표구한 사실 확인”

1991년 화랑협회 감정위원이었던 동산방 화랑의 박주환 대표는, 그 그림의 액자가 동산방에서 만든 것은 분명하나 그 그림을 천 선생이 가져 오셨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가져왔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 분명히 증언했다(또한 그는 동영상에서 동산방의 일련번호가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는데, 그 일련번호 허위주장은 진품이라는 증거로 천경자 화백 사후 까지도 이용됐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없던 동산방의 화선지라는 주장은 이번에 새로 등장한 것으로 터무니 없는 얘기다.

“천경자 화백의 특징은 희귀하고 값비싼 석채 안료를 사용한 점. ‘미인도’의 덧칠과 석채 사용등 천경자의 제작 방법 그대로 구현”

암석에서 추출하는 석채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며, 안료는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결정적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증언을 1991년 당시 국립현대미술관 과학보존실장도 했고, 당시 KIST도 그렇게 판단했다. 검찰이 해묵은 자료를 다시 꺼내놓고 마치 새로운 증거를 발견한 듯 오도하고 있다.

“육안으로는 관찰되지 않는 압인선 (날카로운 필기구등으로 사물의 외곽선을 그린 자국)”

동양화가들은 흔히 골필이라 부르는 이 송곳 같은 도구는 동양화 작법에 흔히 사용되며, 홍익대학교 출신 동양화가 모 화백은 학교 수업시간에서 골필로 본을 뜨는 것을 배웠다고 증언했다. 많은 화가가 사용하는 이 방법이 미인도에서 발견되었다고 미인도가 천 화백의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엉성한 논리다.

“미인도 밑층에 숨겨진 ‘다른 밑그림 존재’”

‘미인도’ 밑에서 숨겨진 꽃그림 등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과장된 표현이다. 꽃을 그린 위에 다른 꽃을 더 얹어 그림이 되어가는 과정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생전의 천경자 화백은 ‘미인도’에 대해 어느 정도 테크닉은 있는 사람이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작의 경우, 원작을 보고 그대로 베끼거나 약간의 변형을 가한 스케치 위에 단시간내에 채색 작업을 하므로 다른 밑그림이 발견되기 어려움. 위작 주장자 000(권춘식 지칭)이 그린 또다른 모작에서는 당연히 표층 화면과 다른 형태의 밑그림이 발견되지 않음”

권춘식이 그렸다는 ‘막은 내리고’의 위작의 제시는 위작에는 밑그림이 없다고 주장하는 검찰의 자가당착을 드러낸다. ‘적외선 사진-다른 밑그림 없음’을 보면 왼쪽 머리 위에 그렸던 나무잎의 밑그림이 보이고 오른쪽 아래 팔옆에는 밑그림으로 그렸던 꽃이 완성된 그림에서는 없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조범인 권춘식마저도 위작을 하면서 마음에 맞지 않으면 스스로 고쳐가는 과정을 역력히 드러내고 있다. 검찰은 밑그림이 존재하므로 미인도가 천 화백의 그림이라 몰고 가려고 했으나 스스로 함정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미인도 밑그림이 천경자의 미공개 ‘차녀 스케치’와 고도로 유사”

스케치와 미인도를 비교했지만 전혀 과학적 검증이 안 되는 자료 비교다. 미인도 적외선 사진으로 나타난 이미지가 스케치와 유사하다고 미인도를 천 화백의 작품으로 인정하고자 하는 논리는 근거가 없다.오히려 뚜렷한 밑그림의 선 스케치는 뤼미에르 감정팀의 보고서 중, 여러 단층에서 잡은 코의 윤곽을 천 화백 작품 일곱 개와 비교하면서 미인도만이 밑의 층에서부터 코의 윤곽이 두꺼운 선으로 나타나며, 다른 모든 그림들에서는 가늘고 짧은 선으로 서서히 윤곽이 진화한다는 발견을 뒷받침하여 미인도가 위작임을 밝히고 있는 증거가 되고 있다.

(기타: 웨이블릿 변환 분석) 웨이블릿 검사 결과 차이점이 확인되지 않음. 미인도와 비교 진품 사이에 눈동자, 콧방울, 입술, 머리카락, 얼굴형 등 6개 세부항목 모두에서 유의미한 차이점이 확인되지 않음. 눈, 입술에 대한 3D데이터 측정결과 미인도와 비교 진품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점이 확인되지 않음.

이 대목이 바로 웨이블릿의 문제점이다. 웨이블릿은 프랑스 감정팀의 다중층간 확대분석방법(L.A.M.)보다 차원이 낮은 테크닉이기에 당연히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 그러나 프랑스팀은 눈동자, 콧망울, 입술 등 모든 부분에서L.A.M의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분석해서 미인도와 진품의 차이점을 발견했고, 이 발견은 감정보고서에 포함되어 있다. 세계 최고의 테크놀로지의 분석결과를 무시하고 대검 자체 내에서 의뢰한 국내 과학진의 분석방법으로는 밝혀낼 수 없었다는, 스스로 과학적 열세의 인정을 나열하고 있다.

(외국 연구소의 감정의견-고소인 제출 보고서 내용): 외국 연구소의 감정의견의 문제점이라면서 “사진 이미지 분석을 통한 수학적 수식 산출방법이 ‘차이점’ 파악에는 의미가 있으나 ‘위조 여부’판단의 근거로 삼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음” 이라 말함.

이는 검찰자체가 ‘미인도’와 비교할 동연대 대조 비교작품군을 구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등, 비교 대조를 통한 과학적 감정방식에 동의한 것을 참고할 때, 극히 이율배반적인 분석이다. 과학적 비교 분석이 올바른 감정방법이 아니라면, 구태의연한 “감”에 의한 주관적 안목감정이, 과학감정보다 우월한 감정이라는 뜻으로 보인다. 그래서 검찰은 안목감정을 중시하고 있는가.

“위 기관은 외국의 유명 그림을 1,650개 단층으로 쪼개어 밑그림부터 그림이 그려지는 전체 과정을 한층씩 분석하고, 이 분석기법을 통해 해당 그림의 표면 밑에 숨겨진 다른 형상을 밝혀냈다고 자체 홍보한 바 있으나, 미인도 감정보고서에는 홍보한 내용과 달리 심층적인 단층분석방법이 제시 되지 않음.”

명백한 거짓이다. 프랑스 감정보고서(35~42쪽)에 여러 단층분석으로 미인도가 위작임을 증명하고 있다. 연구팀은 각 그림 (미인도와, 대조군 아홉점)을 모두 1,650개층으로 분리하여 분석하였다. 코의 윤곽선을 예를 들면서 미인도를 비롯 비교작품 총 8점의 단층비교분석을 했다. 심층, 중간층, 윗층의 샘플을 추출하여 비교한 결과 미인도는 창작이 아니라 위작임을 밝혀냈다. 프랑스 감정팀의 검증 포인트들은 다중스펙트럼, 층간 증폭 기술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 검찰이 엄연한 과학자료를 부인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프랑스 감정팀이 사용한 작품간 밝기분포(명암대조)와 흰자 위의 두께(밝기) 계산식을 미인도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진품에 그대로 대입한 결과, 진품이라는 점에 전혀 다툼이 없는 천경자의 00000(77년)의 진품 확률이 4.01%, 00(77년)의 진품 확률이 4.31%로 계산됨.

프랑스 감정 보고서를 무시하고 검찰측 측정자가 임의적으로 계산해 만들어 낸 자료다. 어디서 누가 이런 수치를 도출했는지 정확한 방법과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검찰이 해외 연구기관이 25년이상 쌓아온 경험과 기술을 함부로 사용하여 스스로 어떤 결과를 산출해 내 그 기관의 연구업적에 흠집을 내려했던 시도로 보인다.

프랑스 보고서의 명백한 점 N2(흰자 위의 두께ㆍ24~28쪽) 부분을 보면 명확하게 검증 결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제시한 수치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럴듯 하지만 허구의 수치에 불구하다. 프랑스 감정보고서는 명백한 비교수치와 산출방법을 제시하면서 미인도가 다른 그림을 그린 같은 화가의 손으로 그려졌을 확률은 0.0002%에 불과하다는 등 명확한 수학적 수치를 밝히고 있다.

“77년작 미인도가 81년작 ‘장미와 여인’의 위작이라는 의견이냐. 보고서에 2개의 작품을 별도로 비교분석한 자료가 없고, ‘미인도’의 국립현대미술관 이관 시점 등 명백한 소장이력에 비추어 보아도 모순됨.”

이 말 역시 사실과 다르다. 정확한 번역은 다음과 같다. “만약 미인도를 1981년 이후 작품 군과 비교한다면 장미와 여인의 카피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할 수도 있겠지만, 그에 상관없이 1977년도 작품군이나 1980년대 이후 작품 군과 비교할 때 미인도는 작법이나, 밑그림, 균형, 빛의 처리에 있어서, 모든 부분에서 완전히 다른 위작이다”라고 했다. 이 부분은 검찰이 감정보고서를 제출받은 즉시 현대 미술관에 넘겨, 미술관이 섣불리 제기한 반박에 그대로 나와있는 것으로, 이 항목을 포함 검찰의 보고서는 현대미술관측의 입장을 대부분 반영하고 있다.

미인도의 위작자가 누구든 천 화백의 기법을 모사하려했던 것만큼은 사실이지만 (생전의 천 화백도 이 그림은 ‘어느 정도 테크닉이 있는 사람이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법이 비슷하다고 해서 (예를 들어 두텁게 그렸다)아니면 재료가 비숫하다고 해서 그 작품이 진품이 될 수는 없다. 검찰이 이런 핵심 외적 사항들을 정밀한 광학적 감정 결과와 같은 위상에 올려놓고, 이러한 비과학적 견해를 채택하고 국제적 명성의 연구소가 한달 이상 걸려 완성한 치밀한 연구결과를 고의적으로 배제한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또한 검찰이 내세운 대검 자체과학감정 내용을 보면 그 허술함이 프랑스 감정팀의 감정 절차와 완전 반대다. 어느 쪽이 더 정확하고, 더 치밀한 과학적 경험과 장비를 소유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면 검찰의 의도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한편 소송 대리인단은 뤼미에르 테크놀로지는 감정 결과 발표 이후 유족측과 전화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국 검찰의 대검 자체 과학수사 결과의 발표문은 내용이 전혀 비과학적이고 비객관적이며 임의적 자료를 모아 놓은 것에 불과하다. 우리 연구소의 25년 이상 축적된 첨단기술과 경험을 그렇게 쉽게 흉내낼 수 는 없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o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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