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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ㆍ해운사 몰린 동남권, 짙어지는 불황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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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ㆍ해운사 몰린 동남권, 짙어지는 불황의 그늘

입력
2016.05.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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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월 서비스업 생산 전국 유일↓

임시공휴일 매출 특수 실종

미분양 3개월 만에 78% 급증

협력사 폐업 쏟아지면 직격탄

제조업체 절반이 “고용 줄일 것”

연합뉴스
연합뉴스

침체의 늪에 빠진 조선과 해운산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면서 이들 산업이 몰려 있는 부산ㆍ울산ㆍ경남지역에 불황의 그림자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 지역 내 경기 불황으로 살림살이가 빠듯해진 지역민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인근 상권이 타격을 받는 건 물론 미래 전망이 어두워진 기업들은 당장 투자나 신규 채용을 꺼리고 있다. 구조조정 본격화로 문을 닫는 업체들이 늘어나면 동남권 경제가 초토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이 위치한 동남권 지역의 지난 4~5월 서비스업 생산은 1~3월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은의 16개 지역본부가 지역 내 업체와 유관기관을 상대로 설문조사 등 모니터링을 통해 실물경제 동향을 파악한 결과다. 지난 4~5월 전국에서 서비스업 생산이 감소한 지역은 동남권이 유일하다. 정부가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임시공휴일을 지정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 쓰면서 동남권을 제외한 전국 모든 권역에서 서비스 생산이 늘어난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2016-05-27(한국일보)
2016-05-27(한국일보)

동남권의 실물 경기가 바짝 얼어붙은 건 최근 진행 중인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과 무관치 않다. 이 지역엔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을 비롯한 대형 조선사들이 몰려있다. 이 지역 조선업 종사자만 6만6,000명(2014년 기준)에 달한다. 보고서는 “국내외 관광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경영난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행사 축소 등으로 음식ㆍ숙박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매출신장 효과도 동남권 지역에선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집 주변의 중소 규모의 슈퍼마켓 매출만 늘어날 뿐 대형마트나 백화점 매출은 소폭 감소했다. 꼭 필요한 곳에만 지갑을 연 셈이다. 한때 조선업 호황과 함께 탄력을 받았던 주택경기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3월말 기준 동남권의 미분양 주택은 6,561가구로 지난해 말보다 무려 78.1% 증가했다. 주택거래가 줄면서 집값도 제자리 걸음이다.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다. 조선·해운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빨라지면서 앞으로 문을 닫는 협력사들이 쏟아지면 지역 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미 대우조선·삼성중공업 양사 조선소 협력사 45곳이 문을 닫았고, 울산에선 20여개의 협력사가 사업을 중단했다. 미래에 대한 전망이 암울하다 보니 당장 기업들도 투자나 신규 고용을 꺼리는 추세다. 한은이 동남권 제조업체 57곳을 상대로 신규고용 여부를 조사했더니 설문에 응한 기업의 47%는 신규 채용을 최대 10%까지, 3.9%는 10% 이상 줄인다고 답했다. 김병조 한은 지역경제팀장은 “동남권의 주력 산업인 조선과 철강업체 상당수가 업황 부진으로 신규 고용에 상당히 소극적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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