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콩나물 시루에 부가금 폭탄, 연착까지…ITX-청춘 통근러들의 눈물

알림

콩나물 시루에 부가금 폭탄, 연착까지…ITX-청춘 통근러들의 눈물

입력
2017.03.29 18:08
0 0
ITX-청춘 열차 정기승차권 고객들이 열차 이용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 코레일 제공
ITX-청춘 열차 정기승차권 고객들이 열차 이용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 코레일 제공

용산역에서 춘천역을 잇는 코레일의 경춘선 ITX-청춘 열차를 타고 출퇴근하는 김모(44)씨는 얼마 전 부정승차로 부가운임 ‘폭탄’을 맞았다. 청량리-남춘천 구간을 정기승차권(이하 정기권)으로 이용하는 김씨는 이날 급한 사정으로 용산역에서 열차에 탑승했다. 그러다 열차 내 발권으로 김씨는 기본 운임과 부가금을 포함해 총 6만 3,800원을 지불해야 했다. 반면 김씨와 동시에 같은 구간을 무임승차한 다른 승객 A 씨는 4,500원만 냈다. 김씨는 “정기권자는 단골이나 마찬가지인데 너무 홀대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ITX-청춘 정기권자의 부가운임 지불 영수증. 독자 제공
ITX-청춘 정기권자의 부가운임 지불 영수증. 독자 제공

김씨와 A씨의 부가운임이 다른 것은 코레일이 정기권자와 일반 승객을 구분해 부가운임을 책정하기 때문이다. 일반 승객은 보통 부정승차 시 기본운임의 0.5배만 부가운임으로 지불하면 된다. 용산-청량리 기본운임(3,000원) 기준, 1,500원이 부가운임이다. 그러나 정기권자에게는 자유석 기본운임(2,900원) 왕복 금액에 10배를 적용해 5만 8,000원이 부가운임이 된다. 부가운임만 해도 일반 승객보다 38배 더 많다. 정기권은 왕복 이용권이어서 부가운임 역시 왕복으로 계산하고, 할인 폭이 큰 만큼 부과금도 많다는 것이 코레일의 설명이다.

정기권자의 불만은 비단 부가운임 차별뿐만이 아니다. 해마다 ITX-청춘 열차의 이용객은 늘어나는데 반해 이용 환경은 제자리걸음이어서 곳곳에서 불만이 발생한다. 출퇴근 시간 정기권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자유석의 수는 88석으로 5년 째 그대로인데다 1시간에 1 대꼴인 배차간격도 줄지 않았다.

코레일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ITX-청춘 열차의 일일 평균 이용 고객은 ▦2012년 1만 1,465명 ▦2013년 1만 5,271명 ▦2014년 1만 6,809명 ▦2015년 1만 7,727명에 이어 지난해 1만 8,062명까지 늘어났다. 올해 2월 사용가능한 정기권은 일일 평균 약 2,200장으로 2,200여명이 매일 ITX-청춘 열차를 이용하는 셈이다. 여기에 부족한 자유석 수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매일 지정석 승차권을 따로 구매하는 고객까지 포함하면 정기 이용 고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에서 매일 콩나물 시루 같은 열차로 출퇴근하는 이용객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 ITX-청춘 열차로 남양주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심모(32)씨는 지난달까지 정기권을 이용했다가 이번 달부터 매일 승차권을 구매한다. 출발역인 춘천역에서부터 자유석이 이미 모두 차버린 탓에 임산부인 심씨는 매번 서서 가거나 계단에 쪼그려 앉아갔다. 심씨는 “서 있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고, 금요일 퇴근 시간대는 말 그대로 지옥”이라며 “매일 좌석을 지정하는게 번거롭고 경제적으로도 손해지만 힘들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고질적인 연착으로 기차의 장점인 정시성도 보장받지 못하기 일쑤다.

정기권 고객의 불만이 많지만 코레일은 당장 해결책 마련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정기권은 일반 승차권과 달리 정해진 구간에 자유석을 이용하는 조건으로 할인을 해주기 때문에 불만이 발생할 수 있다”며 “민원을 모니터링하고 고객 편의를 증대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한슬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