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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 사고 무섭다고 치료 미뤄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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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 사고 무섭다고 치료 미뤄선 안 돼

입력
2017.03.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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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최승호 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최승호 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최근 수면마취제 프로포폴로 인해 심각한 후유증이 생기고 사망하면서 마취과정이 꼭 필요한 치료마저 주저하는 환자가 생기고 있다. 결론적으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한다면 큰 위험이 없다. 숙련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마취하는 동안 환자 호흡과 심장기능 등을 철저히 감시하고, 예기치 못한 응급상황에도 즉각적인 소생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취는 약물을 이용해 환자 의식과 통증, 운동반응을 일정시간 동안 멈추는 ‘전신마취’와 특정 신체부위에만 통증과 운동반응을 없애는 ‘부위마취’, ‘수면(진정)마취’ 로 크게 구분된다. 대부분 수술에 쓰이는 전신 마취는 환자에게 가스성 마취약물을 흡입시키거나 정맥으로 마취제를 주사해 이루어진다.

환자의 정상적인 모든 신체 반응이 억제되는 까닭에 여러 특수장비가 쓰이는 것은 물론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전 과정을 함께하며 환자상태에 따라 마취약물 투입을 계속 조절해야 하는 매우 복잡하고 세심한 치료과정이다.

부위마취의 대표적인 방법은 척추마취로 환자의 등을 통해 마취주사를 놓아 허리아래는 마취된 상태로 유지하지만, 환자가 수술과정을 기억하고 의료진과 대화할 정도로 의식은 있는 가운데 이루어진다.

그리고 수면마취는 전신마취처럼 환자가 깊은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얕은 잠을 유도하여 검사나 시술할 때 생기는 불편이나 자극에 신체가 덜 반응케 하여 신속하고 원활한 진료과정을 돕는다. 약물주사만으로 빠른 마취효과를 낼 수 있어 내시경검사나 미용시술 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필요에 따라 환자 통증과 이에 따른 신체반응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취 영역은 각종 질병이나 외상으로 초래되는 급ㆍ만성 통증관리 분야로 지속적으로 늘어 2012년에는 학회명칭을 마취과학회에서 마취통증의학회로 바꾸기도 했다.

‘간단한 수술은 있어도 간단한 마취는 없다’는 의료계 격언처럼 환자상태에 따라 모든 마취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마취의 기본 전제는 환자를 마취 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전제를 지키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이는 최근 검사나 시술에 간단한 마취법으로 인식돼 널리 사용되는 수면 마취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수면마취 약물의 대표격인 프로포폴은 동일한 용량에도 개인에 따라 반응이 천차만별인데다가 조금이라도 용량이 많이 투여되면 저혈압과 호흡저하 같은 응급상황을 초래하므로 사용 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마취사고를 예방하려면 의료진의 주의와 철저한 준비도 필요하지만 심혈관ㆍ호흡기ㆍ간ㆍ콩팥질환자와 노인ㆍ유아 등 ‘마취 취약군’은 자신의 질병상태와 복용약물, 과거 마취할 때 생겼던 부작용을 주치의에게 상세히 알리고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협진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환자나 검사자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는 가운데 가장 적절한 마취약과 마취법 등을 계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술 후에도 마취가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곁에서 관찰하며 도움을 준다.

그러므로 마취에 대한 막연한 걱정과 잘못 알려진 부작용으로 치료를 미루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가까운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해 해소하기를 권한다.

최승호 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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