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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당시 충격에 열린 램프, 인양 작업 암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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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당시 충격에 열린 램프, 인양 작업 암초로

입력
2017.03.23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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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금장치 파손돼 열린 듯

시험인양 때 미처 발견 못해

길이 10m인 램프 더해지면

반잠수선에 선적 불가능

수중용접 작업 통해 절단

정부 “오늘 오전까지 마무리 최선”

23일 오후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인근 해상에서 상하이샐비지 인부들이 세월호 우현 선미 부분을 살피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좌현 선미 램프 부분이 열려 있어서 인양 작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진도=연합뉴스
23일 오후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인근 해상에서 상하이샐비지 인부들이 세월호 우현 선미 부분을 살피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좌현 선미 램프 부분이 열려 있어서 인양 작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진도=연합뉴스

세월호 본인양 ‘중단’이라는 최대 위기에 처한 해양수산부와 상하이샐비지는 23일 밤 지체 없이 세월호 선미(배꼬리)의 램프(배와 지상을 이어줘 차량 등이 지나다니는 통로) 절단 작업에 착수했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23일 밤10시 전남 진도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오후 8시부터 잠수사를 투입해 램프 제거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24일 오전까지 절단 작업을 마무리하고 이날 밤12시 전 반드시 반잠수선에 세월호를 선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램프는 2014년 4월 16일 참사 당시 세월호 좌현 선미가 침몰하면서 받은 충격으로 잠금 장치가 파손돼 열린 것으로 추정된다. 22일 세월호를 해저면에서 1m 가량 들어올린 시험 인양 당시에도 잠수부가 투입돼 해저면 부근을 살폈지만 램프가 세월호를 받치고 있는 리프팅 빔(인양 받침대) 바깥에 있어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램프가 열려있는 상태로는 반잠수선 선적 자체가 불가능하다. 세월호를 수면 위 13m까지 인양하면 해수면 밑 구조물의 총 길이는 세월호 선체 9m, 리프팅 빔 1m, 거치대 1.5m등 총 11.5m다. 이를 감안해 반잠수선이 13m 가량 잠수된 상태에서 세월호를 선적하게 된다. 그런데 11.5m에 길이 10m 가량의 램프가 더해지면 물리적으로 반잠수선에 선적할 수가 없다.

램프는 수중용접작업을 통해 절단한다. 현재 대형 컨테이너가 열린 램프 입구를 막고 있어 추가 화물 유실도 염려되는 상황이다. 기자회견 시각 절단 작업이 시작된 지 2시간 가량 지났지만 해수부는 램프가 얼마나 잘려나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3월 말 소조기가 24일 끝나는 만큼 램프 절단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세월호 인양 작업은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다. 상하이샐비지와 해수부 등 관계자들은 선체를 어렵게 수면 위 10m까지 끌어올린 만큼 이번 소조기 내에 인양을 완수하기 위해 램프 제거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 단장은 ‘인양 실패로 봐야 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24일 자정까지만 반잠수선에 선적하면 소조기 내 인양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향후 추가 공정이 이어질 수 있도록 기한 내 램프를 절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램프 제거에 따른 선체 훼손 논란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세월호가 수면 위 8.5m까지 떠오를 때만 해도 인양 작업은 순조로운 것으로 보였다. 오전 4시47분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는 인양 작업의 성공이 예견됐다.

그러나 목표 높이(수면 위 13m)를 11m(해저면에서 24m 부양) 남겨 놓은 상황에서 조짐이 바뀌었다. 세월호가 잭킹바지선 사이 공간으로 상승하면서 3척의 선박들 사이 틈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수면 위 드러난 세월호 우현 폭은 26m로, 잭킹바지선 사이가 31m 사이임을 감안하면 여유 공간은 5m에 불과했다. 게다가 잭킹바지선 외부에 인양줄을 통제하는 도르래가 돌출돼 있어, 8,000톤에 달하는 세월호가 조류에 흔들리면서 이 도르래와 충돌하는 현상들이 반복됐다.

상하이샐비지는 오전 7시부터 즉각 1차 고박 작업에 돌입하고, 환풍구와 핸드레일 등 인양지장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했지만 인양 작업은 계속 제자리 걸음이었다. 당초 세월호는 오전 11시면 수면 13m 위로 완전 부상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후 5시 수면 위 8.5m까지 부양된 뒤 오후 8시까지도 전혀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진도=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이철조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이 23일 오후 전남 진도군청에서 세월호 좌현 램프 절단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이철조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이 23일 오후 전남 진도군청에서 세월호 좌현 램프 절단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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