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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95% 몰표 받은 ‘청문회 눈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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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95% 몰표 받은 ‘청문회 눈물’ 교수

입력
2017.05.2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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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치세대 운동권 출신

정유라 의혹 때 ‘총장 퇴진’ 동참

학생 진압 영상에 눈물 ‘화제’

“이화의 원래 모습 되찾을 것

정유라 사태 적절한 사과 검토”

이화여대 총장으로 선출된 김혜숙 철학과 교수가 2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법인행정동 앞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며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화여대 총장으로 선출된 김혜숙 철학과 교수가 2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법인행정동 앞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며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성원의 뜻을 모아 이화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 명예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해야지요.”

이화여대 새 총장으로 선출된 김혜숙(63) 철학과 교수는 26일 이사회 참석에 앞서 결연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정유라 학사비리 사건과 관련한 학교와 교권의 추락,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단과대학) 설립 추진과 폐기 과정에서 빚어진 교내 분열 등 지난 1년간 이화여대는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었다.

역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본격적으로 파헤쳐진 계기도 정유라 학사비리 의혹에 대한 이대 교수ㆍ학생들의 문제제기였다. 그 중심에 김 총장이 있었다. 김 총장은 지난해 정유라 특혜 의혹이 불거졌을 때 학생들의 ‘총장 퇴진 시위’에 동참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교수협의회(교협) 소속 교수 200명과 최경희 당시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에 앞서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에 반대하면서 본관을 점거했다는 이유로 학생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교수 서명을 모아 탄원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12월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을 당시에는 이대 학생들이 경찰에 진압당하는 동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생중계되기도 했다.

이대에서 벌어진 일련의 갈등 사태에서 쌓이게 된 구성원들의 신망은 1886년 학교 설립 이후 131년 만의 첫 직선제 총장으로 그를 자리매김한 주춧돌이 됐다. 하루 전 개교 이래 최초로 학생·교직원·동문이 모두 참여한 결선 투표에서 57.3%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고, 이사회는 26일 그를 제16대 총장으로 선출했다. 95%에 달하는 학생들의 압도적 찬성과 과반이 넘는 교수 지지(766명 중 404명)가 컸다.

김 총장은 이대 영문학과 72학번으로 긴급조치세대 운동권 출신이다. 미국 시카고대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고 1987년 이대 철학과에 부임한 뒤 2002~2006년 교협 회장을 지냈고, 2014년부터 교협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신임 총장 앞에는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김 총장은 “기쁜 마음보다는 상당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신뢰 문화를 구축해서 구성원간의 갈등을 수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정유라 사건과 관련한 이대 책임론에 대해서도 “이사회와 상의해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방식으로 사과하겠다”고 했다.

김 총장은 최 전 총장 사퇴 이후 219일간 공석 상태가 이어져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 곧바로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임기는 2021년 2월 28일까지며, 취임식은 이달 31일 이화여대 창립 131주년 기념식과 함께 열린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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