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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성적소수자 배려하는 학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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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성적소수자 배려하는 학교 증가

입력
2018.03.2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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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서 열린 성소수자 레인보우 퍼레이드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성소수자 레인보우 퍼레이드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에서 성적소수자(性的少數者ㆍLGBT)를 배려하는 학교 만들기가 전파되고 있다. 남녀 구별이 아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설치하거나 교복을 바지나 스커트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이 문제에 관한 사회적 인식이 개방적인데도 아이들이 주변에서 쉽게 접하도록 해 자연스럽게 이해심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21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아이치(愛知)현 도요카와(豊川)시 시립 이치노미야세이부 초등학교는 이달부터 아동용 화장실을 개조해 남녀용과 별도로 ‘모두의 화장실’로 명명한 공간을 마련했다. 재해시 학교가 피난소가 될 때를 대비해 장애인과 노인용으로 만들었지만 성적소수자도 고려한 것이다.

지난달 5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12명중 100명이 이 화장실을 쓴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금까지 평균 5차례 사용했고 그 중엔 매회 사용하는 어린이도 있었다. “언제 사용해도 부끄럽지 않다”거나 “남녀구별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한다. 학교 교장은 “이런 화장실을 보는 것만으로 자연스럽게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가 진행된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교사들도 “어른보다 아이들은 편견이 없어서 다양성을 유연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하고 있다.

에히메(愛媛)현 사이조(西條)시 시립중학교에선 사용되지 않던 장애인용 화장실 입구에 학생들이 만든 무지개색 스티커를 붙여 ‘온정의 화장실’로 명명했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학습 도중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만들자”는 학생들의 자발적 제안으로 이뤄졌다. 학생총회에선 교복문제도 거론됐다. 일본에서 남학생은 ‘가쿠란’, 여학생은 ‘세라복’으로 불리는 교복을 입지만 성소수자의 어려움은 물론 “여학생이라도 치마가 싫고 추운 경우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학생과 교원측이 교복개정위원회를 만들어 협의를 진행중이다.

실제로 지바(千葉)현 가시와(柏市)시에서 내달 개교하는 시립 가시와노하 중학교는 성소수자를 배려한 교복을 도입했다. 상의는 블레이저로 통일하고 성별을 불문해 넥타이나 리본, 치마와 슬렉스(좁은 바지)를 선택할 수 있다. 슬렉스는 여성의 체형을 고려해 디자인했다. 오카야마대(岡山大) 나카츠카미키야(中塚幹也) 교수는 “성소수자라도 해도 동성애와 양성애, 자신의 성별에 위화감을 가진 트렌스젠더 등 다양한 경우가 있어 일괄적으로 묶을 수 없다”며 “학교에 관련 책을 둬 아이들의 이해를 깊게 한 후 개개인에 맞춰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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