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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매각, 올해도 ‘난기류 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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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매각, 올해도 ‘난기류 예보’

입력
2016.04.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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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만기 앞두고 하반기 재추진

산은, 2014년 무산 되풀이 우려

공격적인 고금리 상품 판매

점유율 높이는데 성공했지만

업계에선 ‘거품’으로 인식

재무건전성도 낮아 매력 반감

알리안츠생명이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35억원이라는 헐값에 팔린 후 올해 하반기 매각이 다시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 KDB생명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년 전에도 가격 문제로 매각에 실패했는데 그 사이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등 보험업계의 영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제 값’을 받고 팔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까지 사모펀드(PEF)를 통해 KDB생명에 8,500억원을 쏟아 부은 산업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보유하고 있는 PEF의 펀드 만기가 내년 2월로 다가옴에 따라 올 하반기 KDB생명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KDB생명의 주요 주주는 산은을 주축으로 한 KDB칸서스밸류PEF(지분율 24.70%)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지분율 60.35%). KDB칸서스밸류PEF가 특수목적회사(SPC)인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의 지분을 100%를 소유하고 있어 PEF가 사실상 KDB생명의 지분 85.05%를 가지고 있다.

산은은 2010년 금호그룹의 구조조정을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KDB생명의 전신인 금호생명을 PEF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인수했다. 당시 금호생명은 보험금 지급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적기시정조치(부실 위험 금융회사에 대한 정상화 조치) 직전까지 몰린 상태였다. 게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자, 결국 산은이 금호생명을 떠안게 됐다. 문제는 유상증자 등 경영 정상화 과정을 거쳐 흑자 전환했지만 여전히 관심을 보이는 인수자가 없다는 것이다. KDB생명은 2014년 두 차례 매각에 실패한 뒤 펀드 만기를 2년 연장했다.

업계에선 그러나 이번 매각도 힘들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과거 공격적으로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팔았던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몸값을 깎을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매각을 앞둔 보험사들은 통상 고금리 상품을 팔아 당장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주력한다. 실제로 KDB생명은 매각 작업이 한창일 때 3.65%라는 높은 최저보증이율로 ‘KDB알뜰양로저축보험’을 3개월 동안 판매하며 몸집을 불렸다. 저금리 영향으로 대형사의 최저보증이율이 1%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월등히 높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KDB생명 상품은 다른 중소형사보다 일반적으로 공시이율, 최저보증이율이 높고 보장성보험 비중도 낮아 매각 협상 시 판매한 보험 계약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에는 온라인보험시장에서 월납초회보험료 1위 자리를 교보라이프플래닛에 내주는 등 두각을 나타냈던 시장에서의 입지마저 흔들리고 있다.

또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기준을 가늠하는 지급여력비율(RBC)도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생명보험사 중 최저(178.5%)를 기록했다. 특히 IFRS4 2단계가 도입돼 보험부채 평가가 원가에서 시가로 전환되면 쌓아야 할 책임준비금이 급격히 늘어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매각이 거론되는 ING생명, PCA생명과 비교해서 인수 매력이 한참 떨어진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산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 매각에 또 실패하면 이번에도 펀드 만기를 연장하거나 기존 펀드를 해산하고 주주 구성을 다시 해야 한다. 투자원금에 못 미치는 터무니없는 가격에 팔 수도 없는 처지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헐값 매각할 경우 산은이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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