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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 이초희 “사투리 연기 '특훈'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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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 이초희 “사투리 연기 '특훈'의 결과”

입력
2017.11.25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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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초희는 SBS ‘사랑의 온도’에서 귀여운 사투리 연기로 호평받았다. 최지이 인턴기자
배우 이초희는 SBS ‘사랑의 온도’에서 귀여운 사투리 연기로 호평받았다. 최지이 인턴기자

배우 이초희는 21일 종방한 SBS ‘사랑의 온도’에서 꿈 때문에 연애를 포기하는 보조작가 황보경으로 통통 튀는 연기를 선보였다. 황보경은 주인공 이현수(서현진)을 무한 지지하며 필요할 땐 거침없이 ‘사이다 발언’을 날리는 의리녀다. 그는 드라마 PD 김준하(지일주)와 투닥거리다가 정이 들어 처음으로 사랑을 시작한다.

시청자의 눈길을 작은 황보경의 가장 큰 매력은 구수한 대구 사투리다. 투박한 듯 부드러운 어조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빚어냈다. 이초희의 사투리는 흔히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대사는 서울말인데, 말투에 묘하게 성조가 섞여있다. 23일 오후 한국일보에서 만난 이초희는 “지방 사람이 서울말을 하려고 억지로 노력하는 말투를 표현해야 했다”며 “감정선을 그리는 것보다 사투리를 공부하는 게 더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어려웠지만 투정을 부릴 수 없었다. 이초희 스스로 선택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황보경은 원래 서울말을 쓰는 서울 사람이었지만, ‘지방에서 올라온 작가지망생 설정으로 사투리를 구사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이초희가 직접 감독에게 제안했다. 감독이 흔쾌히 수락하면서 대구 출신의 친한 언니와의 특훈이 시작됐다.

이초희는 촬영장에서 눈치보지 않고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고는 한다. 지난해 출연한 MBC 드라마 ‘운빨로맨스’에서는 수더분한 직장인 이달님을 표현하기 위해 멀쩡한 이에 교정기를 씌웠다. 2개월 넘게 교정기를 하면서 입 안이 헐 정도로 고생했지만, “내 스스로 하겠다 한 일이니 아픈 것도 내 몫”이라는 생각이었다.

“캐릭터가 제 스스로 명확하고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하면 그게 보는 사람에게도 느껴지는 것 같아요. 남이 시킨 거면 하기 싫었을 텐데, 제가 먼저 제안한 것이니 열심히 할 수밖에 없어요. 물론 작가, 감독님이 배 아파 낳은 작품인데, 제 마음대로 바꾸는 건 무례한 거죠.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제작진이 좋다고 하면 캐릭터를 새롭게 해석해요.”

배우 이초희는 배우 서현진에 대해 "촬영장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지이 인턴기자
배우 이초희는 배우 서현진에 대해 "촬영장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지이 인턴기자

2009년 영화 ‘세인트 지미’로 데뷔한 배우 이초희는 영화 ‘파수꾼’(2010)에서 고등학생 동윤(서준영)의 여자친구 세정 역을 맡아 신인 시절부터 눈길을 끌었다. 투명한 피부, 순하게 접히는 반달 눈매로 맑은 분위기를 자아낸 이초희는 위태로운 청소년의 심리를 매끄럽게 표현해 ‘실제 고등학생을 데려다 연기한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낳았다.

앞길이 창창할 것 같았는데, 그는 그 해 돌연 일을 그만두고 학교로 돌아갔다. “연기의 길이 바늘구멍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로 시작했는데, 직업인의 됐을 때의 내 모습을 보니 고비가 오더라고요. 어느 순간 현장에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어요. 뒷모습만 걸릴 때는 긴장을 풀고, 앵글을 계산하기 시작한 거죠. 거기에 무대공포증까지 겹쳐 활동을 중단했어요. 그런데 연기가 너무 좋아서 못 그만두겠더라고요. 2년 만에 다시 돌아왔죠.”

복귀 후 그는 장르와 역할에 구애 받지 않고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영화 ‘전국노래자랑’(2012), ‘하녀들’(2014), ‘장수상회(2014), MBC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등에 얼굴을 비쳤다. 지난해 웹드라마 ‘첫 키스만 일곱번째’에서는 배우 이민호, 이종석, 박해진, 이준기, 지창욱, 엑소 카이, 옥택연 등 무려 7명의 배우들과 로맨스 연기를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너무 예뻐서 현실감이 떨어진다거나, 개성이 지나치게 강해 겉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 배우로서 가장 큰 장점이라 여긴다. 이초희는 “우리 주변에 한 번쯤 있을 것 같은 이미지라 어느 작품, 역할이나 무던하게 어울릴 수 있는 것 같다”며 “주조연 가리지 않고 연기하며 연기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로 자리잡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의 상업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기도 하다. “다른 외적 요인 없이, 순수하게 연기가 좋아서 하는” 초심을 잃지 않고 싶은 작은 바람이 있다. “명성을 떨치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한 작품을 완벽하게 완성한다는 성취감을 목표로 일하고 싶어요. 가장 좋아하는 일이 연기가 아니면, 언제든지 그만 둘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로운 배우가 되고 싶네요.”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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