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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 문경은 감독의 백발백중 징크스 “아내만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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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 문경은 감독의 백발백중 징크스 “아내만 있으면”

입력
2018.04.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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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K 문경은 감독/사진=KBL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서울 SK가 18년 만에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SK는 지난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승제) 6차전에서 원주 DB를 80-77로 이겨 4승째(2패)를 수확하면서 정상에 올랐다.

SK를 이끈 문경은(47) 감독은 2012년 SK 사령탑에 올라 감독으로서 첫 발을 뗀 지 6년 만에 첫 우승을 이뤄내며 ‘스타 출신은 우승하기 어렵다’는 징크스를 깼다. 1997년 서울 삼성 유니폼을 입고 KBL 무대를 밟은 문 감독은 2005~2010년 선수 시절의 마지막을 SK에서 보냈다. 팀의 에이스 3점 슈터로 활약하며 ‘람보’라는 별명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통산 610경기에서 평균 28분 35초를 뛰며 15.3득점 2.1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날 우승을 확정 지은 뒤 문 감독은 승리 기쁨에 취해 눈시울을 붉혔다. “우리 선수들 고맙고 사랑한다”며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들로 감격을 표했다.

서울 SK 문경은 감독(가운데)이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6차전에서 승리를 확정 짓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KBL 제공.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는 기자단 투표에서 총 95표 중 64표를 받은 SK 외국인 선수 테리코 화이트(28)가 거머쥐었다. 하지만 우승 뒤 문 감독의 머릿 속에 스쳐가는 또 다른 승리 공신이 있었다. 바로 그의 아내였다.

문 감독은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한 손으로 두 눈을 움켜쥐었다. 이내 눈물을 참고 아내와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저희 집 사람이 경기장에 잘 안 온다. 현역 선수 때 내가 역전 슛을 넣어도 환호성도 안 지르던 사람이다. 어느 날 ‘정규리그 6라운드 마지막 경기이니까 한 번 와 봐라’ 해서 왔는데 전주 KCC에 이겼다.” 당시 SK는 4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 직행 티켓 1장을 두고 공동 2위에 있던 KCC와 끝장 승부를 벌인 끝에 극적으로 승리했다.

이때가 시작이었다. 아내가 경기장을 찾으면 백전백승이었다. 쳄피언결정전 진출을 다투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KCC와 마주했다. KCC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꺾고 올라와 SK에 설욕을 노렸다. 문 감독은 “4강전에서도 아내가 왔는데 다 이겼다. 신기했다”며 눈물 짓던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SK는 KCC에 3승 1패로 완승했다.

서울 SK 문경은 감독/사진=KBL 제공.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원주에서 치른 챔피언결정 1ㆍ2차전에서 DB에 2연패했다. 홈 잠실에서 열린 3ㆍ4차전에 다시 아내를 불렀다. 문 감독은 “(김)선형(SK)이가 사모님 안 오시냐고 물어보길래 (아내를) 불렀는데 홈에서 챔프전 2번(3ㆍ4차전)도 다 이겼다”고 말했다.

2승 2패로 반격에 성공한 SK는 승부의 분수령이 된 원정 5차전도 승리했다. 문 감독은 “또 (김)선형이가 사모님이 오셔야 한다고 해서 원주에도 데려왔는데 이겼다. 무패다. 그래서 오늘(6차전)은 자동으로 오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문 감독은 “올해 딸이 고3 수험생이다. 그래서 아내가 ‘올해는 우리 딸 대학 가는 것과 당신 4강까지만 가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는데 (바람을) 이뤄서 기쁘다. 2년 연속 성적이 안 좋아 같이 속도 많이 썩었다. 승부의 세계에 있었던 남편과 고3 수험생 뒷바라지를 동시에 하느라 정말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잠실=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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