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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이다 제발 비를 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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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이다 제발 비를 내려주세요”

입력
2017.06.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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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곳곳에서 기우제

안희정 지사, 가뭄대책 조기추진 발표

22일 예산군 국사봉에서 열린 기우제 제주를 맡은 황선봉 군수가 제단에 술잔을 올리고 있다. 예산군 제공
22일 예산군 국사봉에서 열린 기우제 제주를 맡은 황선봉 군수가 제단에 술잔을 올리고 있다. 예산군 제공

“비나이다 비나이다 제발 단비를 내려 마른 대지를 적셔주소서”

극심한 가뭄으로 농심이 타 들어 가고 있는 가운데 충남도내 곳곳에서 비가 내리기를 간절히 바라는 기우제가 열리고 있다.

예산군은 22일 오전 오가면 신장리 국사봉에서 가뭄 극복을 기원하는 주민의 염원을 담은 기우제를 진행했다. 국사봉은 예산지역 최대 곡창지대인 오가 원천뜰에 농업용수를 공급했던 국사당보가 설치됐던 곳이다.

예산군농어업회의소 주관으로 열린 기우제는 황선봉 군수를 비롯해 권국상 군의회 의장 등이 참여해 정성스럽게 술잔을 올리며 비가 내리기를 빌었다.

주민들도 정성껏 차려진 과일 등을 제단에 올려놓고 타 들어 가는 마음을 하늘에 전했다.

서천군 문산면 천방산 천방루에서도 전날 가뭄 해소를 위한 기우제를 지냈다.

기우제에는 박여종 서천군 부군수, 조남일 서천군의회 의장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치성을 올렸다.

앞서 지난 2일 홍성군은 구항면 내현리 거북이마을 뒤편에 있는 보개산 산제바위에서 기우제를 올렸다.

보개산 산제바위는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가뭄이나 흉년이 들면 기우제와 산제를 올리던 곳이다. 산제바위에서 기우제가 열린 것은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충남무형문화재 제49호인 내포앉은굿보존회는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7일까지 18일간 서산시 팔봉산 봉안예단에서 하루 4시간씩 기우제를 지냈다.

가뭄으로 인한 염해로 모내기를 하지 못해 어린 모가 말라 죽은 서산 AB지구 간척지.
가뭄으로 인한 염해로 모내기를 하지 못해 어린 모가 말라 죽은 서산 AB지구 간척지.

이날 현재 충남 서부지역에 생활용수 및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의 저수율은 9.0%까지 떨어졌다.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도내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27.7%에 그쳤다.

서산 AB지구와 보령 남포지구 간척지 1만3,444㏊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023㏊에서 갓 심은 모가 말라 죽는 등 염해 피해를 입었다.

간척지에 물을 공급하는 담수호인 간월호와 부사호는 저수율이 각각 22.9%와 75.0% 수준으로 물이 풍부하지만 오랜 가뭄으로 염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영농 한계치 염도는 2,800ppm이지만 두 호수의 염도는 최대 4,500ppm까지 치솟았다.

특히 도내 서부지역 생활용수는 정상 공급되고 있지만 8월 이후에도 비가 오지 않으면 보령댐 저수율이 더 내려가 ‘제한급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브리핑룸에서 가뭄극복 기자회견을 열고 가뭄극복 중장기 정책으로 ▦충남 서부권 광역상수도 사업(생활용수) ▦대산임해산업단지 해수담수화 사업(공업용수) ▦아산호-삽교호-대호호 수계연결 사업(농업용수) 등을 조기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충남 서부권 광역상수도 사업은 보령댐에서 생활용수를 공급받는 서산, 당진, 홍성, 예산, 태안 등 5개 시ㆍ군에 대청댐 도수시설을 활용해 하루 10만톤의 물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해수담수화 사업은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LG화학 등이 입주한 대산산단에 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해수담수화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아산호~삽교호~대호호 수계연결 사업은 상대적으로 물이 풍부한 아산호와 물이 부족한 삽교호, 대호호를 연결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이다.

안 지사는 “이들 사업이 추진되면 충남 서부지역에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들 사업이 이른 시일 안에 추진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서산 AB지구 간척지는 조금만 가물어도 염도가 상승해 피해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며 “간척지에서 대체작물을 재배하는 방안을 포함해 간척지 농업지구의 효과적인 이용을 위해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준호 기자 junhol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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