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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이어 대만ㆍ일본… ‘불의 고리’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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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이어 대만ㆍ일본… ‘불의 고리’ 요동

입력
2017.09.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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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ㆍ바누아투 등서도 흔들

환태평양 조산대 지진 잦아도

광범위 동시다발은 흔치 않아

학계도 “원인이 뭔지” 갸우뚱

일각 “북미판 단층선 파열 탓”

지진으로 붕괴된 멕시코시티 남부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에서 20일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이 매몰된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구조팀이 생존자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주먹 쥔 손을 높이 들어 시민들에게 침묵해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진으로 붕괴된 멕시코시티 남부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에서 20일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이 매몰된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구조팀이 생존자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주먹 쥔 손을 높이 들어 시민들에게 침묵해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불의 고리’가 요동치고 있다. 멕시코에서 약 2주 간격으로 각 규모 7.1~8.1의 강진이 발생한 데 이어 20, 21일 마찬가지로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 일본, 대만, 바누아투 등에서 규모 6.0 안팎의 지진이 잇따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1일 오전 7시10분쯤(현지시간) 남태평양 도서국 바누아투 에로망고섬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했다. 약 2시간 후 인근 파푸아뉴기니 움보이섬 등에서도 규모 4.7~5.9의 지진이 연달아 관측됐다. 이들 지점 모두 거대 지각판인 태평양판과 인도ㆍ호주판이 맞물리는 곳으로 전날 규모 6.1의 강진이 일어난 뉴질랜드도 같은 선상에 있다. 모두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19일 멕시코 강진으로 240여명이 숨진 뒤여서 해당 지역을 공포로 밀어 넣었다.

바누아투 등에 앞서 대만과 일본에서도 지진이 감지돼 잠자리에 들었던 주민들을 놀래켰다. 대만 동부 화롄(花蓮)현 인근 해상에서 20일 오후 10시30분쯤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 대만 전역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 일본에서는 2011년 원전 사고가 터진 후쿠시마(福島) 현에서 약 322㎞ 떨어진 해역에서 21일 오전 1시쯤 규모 6.1의 지진이 났으나 다행히 쓰나미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강진 피해가 가장 큰 멕시코 중부 지역에서는 사흘째 생존자 구조를 위해 주민들이 총동원돼 필사의 노력을 벌이고 있다. 초등학생이 대거 매몰된 멕시코시티 남부 엔리케 레브사멘 초교에서는 수백명의 구조대원과 시민들이 숨죽인 채 생존자를 수색 중이나 여전히 어린이 30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프리다 소피아’라고 자신을 밝힌 12세 소녀가 구조팀에 포착돼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안전 공간 확보를 위해 아직 건물 더미 아래에 놓인 프리다는 “5명의 친구와 함께 있다”고 의료진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환태평양 조산대를 따라 연달아 발생한 지진을 두고 전문가들의 해석은 분분하다. 역대 지진의 80%가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일어나긴 했으나 이렇게 광범위한 구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흔치 않아서다. 호주지질자원연구원(GA)의 필 커민스는 “학계에서도 최근과 같은 활동은 예상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이렇게 먼 거리에서 일어난 한 무리의 지진이 무슨 의미인지 전혀 알 수 없다”고 현지 라디오방송에서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진대 특성 상 충분히 가능한 전개라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지진들 간 상관관계도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미 조지아공과대 앤드루 누먼 교수는 ”지구 전체로 봤을 때 지진들이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진 않다”며 “큰 지진의 뒤를 잇는 여진은 오직 지역 내에서만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멕시코 내 2번의 강진에 대해서는 멕시코가 자리 잡은 북미판의 단층선 파열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호주 시드니공과대학교 베자드 파타히 교수는 “단층선이 파열될 경우 그 선 주변을 따라 연쇄적으로 또다른 파열이 일어나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미 CNN방송에 주장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20일 지진으로 붕괴된 멕시코 멕시코시티 남부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에서 구조대원들이 매몰돼 있는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멕시코시티=로이터 연합뉴스
20일 지진으로 붕괴된 멕시코 멕시코시티 남부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에서 구조대원들이 매몰돼 있는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멕시코시티=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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