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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라이프] “삼계탕 끓이다 땀 빼기 싫어”.. 간편식이 ‘초복 깜작 스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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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라이프] “삼계탕 끓이다 땀 빼기 싫어”.. 간편식이 ‘초복 깜작 스타’로

입력
2017.07.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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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마트 여름철 보양식 재료 매출

닭 비중 2년 사이 9%p 떨어져

수산물-한우 판매는 쑥쑥

#2

장어 도시락-간편 삼계탕 등

집에서 데쳐 먹는 보양식도 인기

이마트의 ‘한 마리 장어 보양식’
이마트의 ‘한 마리 장어 보양식’

주부 이희진(45)씨는 초복(初伏)을 앞둔 지난 9일 마트에서 전복을 구입해 가족과 전복죽을 만들어 먹었다. 그는 매년 여름 닭, 수삼, 대추, 찹쌀, 밤 등을 준비해 삼계탕을 보양식으로 먹었지만, 올해는 메뉴를 바꾼 것이다. 이씨는 “더운 여름에 닭 손질하기도 귀찮고, 닭이 푹 익을 때까지 끓이고 있으면 땀 범벅이 돼 힘이 쏙 빠진다”며 “전복죽은 그에 비하면 요리하기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장마가 물러가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더위에 지친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보충하고, 입맛을 돋우는 여름 보양식 1순위로 삼계탕이 꼽혔지만 최근 인기가 주춤하다. 대신 장어, 전복 등 수산 보양식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식품ㆍ유통업계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12일 이마트가 여름철 대표 보양식 재료인 닭, 오리, 장어, 전복, 낙지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15년 여름(6~8월) 63.3%였던 닭 매출 비중은 지난해 59.8%, 올해 54%(6월)까지 떨어졌다. 오리도 소폭(7.5%→5.4%)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복(19.5%→21.6%), 장어(8.2%→13.5%), 낙지(1.5% →5.5%) 등 수산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들은 크게 늘었다. 수산 보양식은 장어나 전복처럼 손질이 다 된 것을 사서 구워 먹거나, 죽(전복) 또는 탕(낙지)으로 끓여 먹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간편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간편 먹거리를 선호하는 식습관의 변화 등으로 여름철 보양식의 전통적인 강자였던 ‘닭’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면서 ‘여름 보양식=삼계탕’ 공식에 균열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나타났다. 티몬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5일까지 보양식 품목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한우(44%)가 가장 많았고, 이어 갈비탕과 사골 등 탕류(33%), 오리(10%), 장어(4%) 순이었다. 삼계탕은 3%에 그쳤다. 특히 20, 30대는 보양식으로 한우를 선택하는 비중이 50%로 가장 높았고, 40, 50대 중장년층에서는 탕류(42%)의 인기가 여전히 높았다.

아워홈 '통순살삼계탕'. 이 제품은 순살만 모아 뼈를 발라낼 필요가 없다. 아워홈 제공
아워홈 '통순살삼계탕'. 이 제품은 순살만 모아 뼈를 발라낼 필요가 없다. 아워홈 제공

식품ㆍ유통업계는 먹기 편한 보양식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은 닭 반 마리 분량의 닭가슴살과 닭다리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찢어내 뼈를 발라낼 필요가 없는 초간편 보양식 ‘통순살삼계탕(500g, 6,500원)’을 최근 출시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냄비에 내용물을 직접 붓거나 중탕 가열한 후 그릇에 옮겨 담을 필요 없이, 용기째 전자레인지에 넣고 데우기만 하면 된다”며 “용기가 따로 필요 없고, 실온 보관이 가능해 여행지나 캠핑장 등 야외에서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1인 가구를 겨냥해 일반 가정간편식(HMR) 삼계탕(900g)의 양을 줄인 피코크 반계탕(700g), 피코크 전복 반계탕(700g)을 판매 중이고, 홈플러스는 서울 시내 유명 삼계탕 맛집을 직접 탐방해 6개월간 연구ㆍ개발한 자체브랜드(PB) 가정간편식 삼계탕 ‘싱글즈 프라이드 국물진한 삼계탕’, ‘싱글즈 프라이드 전통 삼계탕’, ‘싱글즈 프라이드 영양들깨 삼계탕’을 판매하고 있다.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HMR 전문몰 ‘더반찬’은 ‘보양삼계탕’, ‘두마리장어구이’, ‘부추추어탕’, ‘수삼냉채’ 등 14종의 보양식 신제품을 출시했고, 샘표는 닭 요리를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도록 ‘샘표 남한산성 누룽지 백숙 재료’, ‘안동찜닭’, ‘닭볶음탕’, ‘춘천 닭갈비’, ‘불닭 바비큐’ 등을 선보였다.

편의점 CU의 원기회복 간편식 시리즈. 왼쪽부터 풍천민물장어 도시락, 복날훈제요리 도시락, 완도산 전복 녹차 렌틸 컵밥. BGF리테일 제공
편의점 CU의 원기회복 간편식 시리즈. 왼쪽부터 풍천민물장어 도시락, 복날훈제요리 도시락, 완도산 전복 녹차 렌틸 컵밥. BGF리테일 제공

편의점에서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보양식 도시락이 인기다. GS25는 2015년부터 매년 7~8월 장어도시락을 내놓고 있다. 상대적으로 원가가 낮은 바다장어를 이용한 장어덮밥이 5,900원, 민물장어덮밥은 1만9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장어도시락은 2015년 46만개, 지난해에는 82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GS25 관계자는 “지난해 처음 출시된 민물장어덮밥은 준비한 10만개 물량이 모두 판매됐다”며 “올해도 지난 5일부터 판매가 시작돼 도시락 분야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CU 풍천민물장어 도시락(9,900원)’, ‘훈제오리 도시락(4,900원)’, ‘완도산 전복 녹차 렌틸 컵밥(2,700원)’을 판매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간편식의 등장으로 삼계탕이 언제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변화했다”며 “소비자들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간편 보양식을 찾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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