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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잎 버석이는 초가을 여행 담양ㆍ순창 어떠세요

입력
2016.09.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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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
전남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

질문

부산에 사는 50대 부부입니다. 날씨도 선선해지고 추석 연휴도 지나 조금 한가롭게 여행을 떠날까 합니다. 생각해보니 그 동안 이곳 저곳 많이 다닌 것 같은데 전라도쪽은 가본 적이 없더군요. 아내와 오붓이 시간을 내서 떠나려 합니다. 부산에서 출발해 1박 2일간 호남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도록 코스 좀 부탁 드립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1박 2일 동안의 전라도 여행을 계획하신다고 하니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제일 먼저 했습니다. 짧은 시간인데 어느 지역을 소개 해드려야 좋아하실까도 고민이더군요.

그래서 떠오른 곳은 맛과 멋이 어우러져 있는 담양과 순창입니다.

담양은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길마다 줄줄이 심어져 있고, 또한 곳곳에 대나무들이 많아 이상하리만큼 시원한 느낌이 많이 드는 고장 같습니다.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이기도 한 담양에선 대나무테마파크인 죽녹원과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이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두 곳은 가까이에 있어 어느 곳을 먼저가도 동선에는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죽녹원의 관람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 잡으면 좋습니다. 곳곳에 정자나 벤치가 많으니 대숲에서 물 한모금 드시면서 댓잎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아내분과 함께 쉬시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메타세콰이어길은 이른 아침 사람이 덜 북적일 때 가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스케줄상 오후에 가도 아름다운 가로수길입니다. 가로수길엔 차량 통행이 안되고, 흙길로 되어 있습니다. 쭉쭉 뻗는 나무 사이를 걸으며 아내분과 지난 여행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담양에는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곳인 소쇄원이 있습니다. 쉽게 조선시대의 정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나무, 매화, 동백, 오동, 배롱나무등 수많은 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계곡을 이용한 석축과 담장이 아주 잘 어우러지는 곳입니다. 2개의 연못과 옛 건물들의 조화도 일품입니다. 계곡과 어우러진 광풍각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흐르는 물만 봐도 모든 근심걱정을 덜 수 있을 것 같은 곳입니다.

담양의 대표 음식은 대통밥과 떡갈비입니다. 우선 떡갈비는 ‘신식당’이 가장 유명합니다. 떡갈비가 이 집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 원조집입니다. 소떡갈비로 1인분에 2만9,000원입니다. 공기밥은 별도라 3만원 생각하시면 됩니다. 떡갈비 3덩어리가 나오고 접시 위에 차돌을 올려놔 남아있는 기름기도 차돌사이로 빠져 나가 더욱 더 고소한 맛이 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대통밥집은 여러 곳이 많이 있지만, 제가 자주 가는 곳은 죽녹원옆에 있는 대물밥집이라고 대숲에 물흐르는 밥집이란 곳입니다. 1인당 1만원 정도이며 반찬이 약 12찬 정도 나옵니다. 깔끔한 밑반찬과 대통밥이 어우러져 밥맛을 더 좋게 하는거 같습니다. 담양의 맛집은 더 많지만 우선 제가 잘 가는 곳만 소개해드렸습니다.

다음은 순창입니다. 담양에서 순창으로 가는 길은 메타세콰이어길로 되어 있어 마치 드라마 모래시계 속에 나오는 그런 길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순창의 여행지는 강천산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강천산은 군립공원으로 계곡과 나즈막한 산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입니다. 걷기를 좋아하신다면 강천산에서 강천사를 거쳐 그 유명한 강천산 구름다리를 지나 금성산성까지 다녀오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금성산성은 담양호가 한눈에 보이고 옛 산성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고즈넉하며 땅의 기운이 센 곳입니다. 만약 오래 걷기가 힘드시다면 구름다리까지만 다녀오셔도 계곡과 숲 그리고 폭포에 비경까지 두루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순창에서의 맛집은 새집 한정식집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전라도의 한정식은 한상 문화입니다. 한상 문화란 각 방에 식탁이 없고 빈방에 방석만 놓여있습니다. 인원수만 말하면 그 인원에 맞게 차려집니다. 두 명이 밥상을 들고 와서 손님들 앞에 놓으면 그 대로 식사를 하면 되는 시스템입니다. 정말 말 그대로 잘 차려진 한상이 나오는 문화입니다. 새집 한정식은 밑반찬이 깔끔하고 약 15찬 이상이 나오고 반찬 하나하나에서 순창의 장과 전라도의 맛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이번엔 담양과 순창을 소개 해드렸습니다. 다음엔 또 다른 호남의 여행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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