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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업 집중" 국내경영 일임한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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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업 집중" 국내경영 일임한 박현주

입력
2018.05.25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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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마치자 글로벌경영 고문으로

“비중 커진 해외사업 직접 챙길 것”

공정위, 계열사 내부거래 조사

금융당국, 그룹 통합감독 추진에

“회장 자리에 부담” 해석도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미래에셋 제공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미래에셋 제공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국내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대우 회장 직함을 내려놓고 해외 사업에 집중한다. 미래에셋대우(구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합병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회장 역할을 수행했지만 2년이 지나 화학적 결합이 완료된 만큼 성장이 필요한 글로벌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 등을 둘러싼 정부의 압박으로 회장 직함을 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13일 미래에셋대우 회장 임기 만료와 동시에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으로 선임됐다. 박 회장은 글로벌 경영에 주력하고 국내 경영은 최현만 부회장을 비롯한 각 계열사의 전문 경영인에게 맡긴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앞으로 국내 경영에 있어 전문가 시대를 열어가겠다”며 “계열사 부회장과 대표이사가 책임 경영을 하고, 나는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의 글로벌 사업 집중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2016년 5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합병계약 체결과 동시에 통합 미래에셋대우 회장에 공식 취임한 그는 취임 직후 “2년간 국내 사업에 매진한 뒤에는 해외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회장 임기를 두달 앞둔 지난 3월에도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 회장에 취임하면서 글로벌 사업을 이끌 계획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대우의 해외사업 비중이 늘어나면서 박 회장이 직접 해외사업 챙기기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대우는 해외 10개국에 11개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데, 이들 법인의 자기자본 규모는 2조3,000억원으로 미래에셋대우 자기자본(8조원)의 28.8%에 달한다. 유럽과 아시아의 거점 법인인 런던법인과 홍콩법인은 올해 각각 5,400억원, 3,1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완료했으며 인도법인도 올해 2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뉴욕법인이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ㆍ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대출, 증권대여, 자문 업무) 자격을 획득한 뒤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해외 법인들이 새로 생기거나 신규 사업을 시작하는 등 성장 단계에 있다”며 “회장이 직접 챙기면서 해외 사업 비중을 더 키워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GISO 취임이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정부의 압박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부터 미래에셋그룹의 계열사간 내부거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7월부터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추진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25일 열린 금융그룹 통합감독 업계 간담회에서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를 주요 사례로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당국의 압박이 그룹 및 그룹 핵심계열사 회장을 맡고 있는 자신에게 쏠리는 것이 부담스러워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것이 시장 일각의 해석이다.

박 회장의 행보를 두고 앞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맡은 것과 닮은꼴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GIO도 지난해 3월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올해 2월에는 등기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난 뒤 해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에셋과 네이버는 지난 3월 아시아 지역의 스타트업(초기창업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박 회장은 여전히 미래에셋그룹 회장을 맡고 있으며 미래에셋대우에서도 홍콩 법인의 글로벌 회장과 GISO를 겸임한다”며 “지배구조 개편은 당국과 협의해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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