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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열의 과학책 읽기]SF장르 속 거짓과 진실... 외계인 속설까지 총망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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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열의 과학책 읽기]SF장르 속 거짓과 진실... 외계인 속설까지 총망라

입력
2015.11.0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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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언 유니버스

돈 링컨 지음ㆍ김지선 옮김

컬처룩 발행ㆍ384쪽ㆍ1만8,000원

이 광대한 우주에 지구 생물 외에 다른 생명체는 없을까? 많은 과학자들의 대답은 ‘No!’다. 이 순간도 과학자들은 드넓은 우주를 탐사 중이다. 올해 7월에도 미항공우주국(NASA)은 태양과 비슷한 온도를 가진 G2형 항성 주변에서 제2의 지구 케플러-452b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이 행성은 지구 지름의 1.6배에 공전주기가 385일로 알려졌으며 생물이 살기에 적합한 온도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은 우주생물학의 선구자이자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계획(SETI)의 창안자였고, 이와 관련하여 NASA의 자문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쓴 소설이자 시나리오 작업에도 참여한 영화 ‘콘택트’에서 유명한 말을 남겼다.“이 넓은 우주에 우리만 산다는 것은 엄청난 낭비이다.”

‘에일리언 유니버스’는 미국의 물리학자 돈 링컨이 외계 생명의 존재 가능성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아우른다는 야심찬 목표로 쓴 책이다. 미확인 비행물체(UFO), 외계 생명체, 지적 외계인의 존재 등에 관해 현재까지 밝혀진 이야기를 총망라한다. 한때 화성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흥했다가 쇠한 과정을 비롯해서 외계인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 UFO 목격기, 외계인과 접촉했거나 납치당했다는 이야기 등등 서두부터 흥미롭다. 저자는 그 진위 여부를 검증해 허구를 폭로하려 하기보다 이런 이야기가 사람들의 인식을 거쳐 문화를 어떻게 관통해 나갔는지 탐색함으로써 책을 단순한 흥밋거리로 전락시키지 않는다.

책의 초반에서는 SF와 라디오, TV, 신문 보도, 영화 등을 종합해 인류가 외계 생명체에 가져온 관심의 역사를 살핀다. 중반부에서는 SF 블록버스터를 통해 그 관심이 대중문화에서 어떻게 표출됐는지, 그것이 다시 외계인에 대한 인식 형성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분석한다. 그에 따르면 SF 작가들은 외계인을 통해 당대 사회의 관심사를 은유했고 이런 스토리는 고스란히 블록버스터 영화가 되어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돈 링컨의 책을 읽다보면 ‘우주 전쟁’‘화성연대기’‘E.T’‘X-파일’‘스타트렉’‘맨인블랙’등을 종횡무진하게 된다.

사극이 역사가 아니듯 SF와 외계생명체를 탐구하는 과학은 상당한 거리가 있다. 책의 후반부에서 돈 링컨은 본격 과학자로서 생물학, 화학, 물리학을 바탕으로 외계생명체의 존재 방식에 대해 진지하게 다룬다. 예를 들면 외계생명을 제약하는 화학적 생물학적 조건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헬륨이 외계인들의 생화학에서 막대한 역할을 할 가능성은 극히 드물어 보인다. 헬륨은 누가 뭐래도 원자 결합에 참여하지 않는다. 더욱이 탄소를 기본원소로 사용하면 확실히 이점이 있다. 많은 결합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은 복잡한 화학을 가능하게 하고, 다시 다양한 생물학을 가능케 한다.” 그는 이런 과학적 설명을 통해서 SF 장르에서 만나게 되는 개념들 중 어떤 것이 가능하고 어떤 것이 불가능한지 판별할 수 있는 분별력을 준다. 하지만 결코 글을 어렵게 쓰거나 쓸데없이 현학에 빠지는 일이 없기에 아주 편안하게 우리를 우주생물학의 길로 안내한다. 정말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과학책 읽는 보통 사람들’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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