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대형마트의 상품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흡기 질환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외부 활동을 꺼려 쇼핑 등 경제활동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다.
30일 산업연구원이 공개한 ‘미세먼지가 국내 소매판매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1㎥당 1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 증가할 때 대형마트의 판매가 약 2%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수록 대형 소매점 판매액이 줄어들 수 있으며, 미세먼지의 하루 평균 농도보다는 일 최고 수치의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통계청은 이른바 ‘황금 연휴’가 끼었던 지난 5월의 소매판매 감소 원인으로 미세먼지를 지목했었다. 4월 18건에 불과했던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건수가 5월 들어 128건으로 급증했는데, 이로 인해 야외 활동이 위축되고 쇼핑 수요가 감소했을 거라는 추측이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990년 26㎍/㎥에서 2015년 29㎍/㎥로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는 1990년 17㎍/㎥에서 2015년 15㎍/㎥로 감소했다.
보고서는 “미세먼지의 증가가 개인의 건강 악화뿐 아니라 경제에도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미세먼지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산업에 대한 조사와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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