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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까지 예약 꽉 찼어요” 운전학원 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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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까지 예약 꽉 찼어요” 운전학원 북새통

입력
2016.01.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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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운전면허시험 정책에 응시자ㆍ학원들 혼란

운전면허 시험 응시생들이 1월 29일 서울 강남면허시험장을 찾아 시험 접수를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신은별기자 ebshin@hankookilbo.com
운전면허 시험 응시생들이 1월 29일 서울 강남면허시험장을 찾아 시험 접수를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신은별기자 ebshin@hankookilbo.com

“예약이 폭주해 2월까지는 운전면허 수강이 힘들 것 같은데요.”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A자동차전문학원을 찾아 면허교육 수강 여부를 묻는 기자에게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상담사의 말처럼 입학안내와 교육예약을 담당하는 창구에만 유독 사람이 몰려 대기자가 30여명이 넘었다. 직장인 최윤성(28)씨는 “하반기부터 운전면허 시험이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둘러 학원을 방문했다”며 “시험뿐 아니라 수강료도 오를 것이라 예상해 미리 상담을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학원 관계자는 “평소 주말보다 상담문의 전화와 수강신청을 하러 학원을 찾는 인원이 2배 이상 급증했다”고 귀띔했다.

최근 경찰청이 운전 면허시험 개선 계획을 내놓은 이후 응시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당장 올 여름부터 시험 정책이 바뀔지 모른다는 걱정에 ‘우선 면허를 따고 보자’는 심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날 A운전학원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23)씨는 “여름방학 때 면허를 취득하기로 한 계획을 앞당겨 학원을 찾았지만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예약이 벌써 동이 났다”고 푸념했다. 교사 이모(27)씨도 “20만원 가량 수강료가 오를 거라는 소문이 파다해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학원 측도 정확한 시험 변경 시점을 모르고 있어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면허를 따려는 시민들이나 교통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시험 난도를 올려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면허 간소화 정책 이후 전문자격이 없는 강사들과 학원이 난립해 부작용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도 온라인을 통한 ‘반값 연수’를 미끼로 수억원의 수수료를 챙긴 무자격 운전면허 강사들과 학원 운영자가 대거 경찰에 적발됐다.

문제는 운전면허 정책이 최근 몇 년 간 냉ㆍ온탕을 오간 탓에 예비 운전자들만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은 2011년 6월 면허 취득에 너무 많은 돈과 시간이 든다는 여론에 밀려 장내기능 교육의 TㆍS자 코스를 없앴고, 교육시간도 줄였다. 그러나 주행 미숙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불과 반년 정도의 유예기간만 둔 채 다시 면허시험 강화 쪽으로 방침을 바꾼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당장 수강료의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 현재 운전면허 학원비는 평균 40만원 선인데 개정안이 적용될 경우 장내기능 교육이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어나 약 7만~8만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면허 간소화 이후 영업을 시작한 운전학원들이 신규 기능시험장 코스 설치 비용을 수강료로 떠넘길 게 불 보듯 뻔하다. 경기도 소재의 한 전문학원 관계자는 “사설학원은 T자 코스 하나 만드는 것도 엄청난 부담이 돼 수강료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1월29일 오후 서울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 주차돼 있는 주행시험용 차량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1월29일 오후 서울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 주차돼 있는 주행시험용 차량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장내기능 시험만 강화한 면허 정책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서울 서초구의 한 전문학원 강사는 “안전운전 역량을 높이려면 도로주행 교육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지만 개정안은 현행 6시간인 도로주행 의무교육 시간은 그대로 두고 평가항목 개수는 오히려 줄여 양질의 운전자를 양산하겠다는 취지를 무색케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통계로 볼 때 장내기능시험 합격자의 사고발생 비율이 소폭 올라 이 부분에 주안점을 뒀다”며 “도로주행까지 강화할 경우 수강료 인상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신은별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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