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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각자의 목소리로 사드 봉합” 갈등 불씨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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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각자의 목소리로 사드 봉합” 갈등 불씨 남겼다

입력
2017.10.31 16: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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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중국 안보이익 해치지 않아”

中 “한국이 적절하게 처리 희망”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이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양국 협의결과와 관련한 브리핑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이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양국 협의결과와 관련한 브리핑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각자 제 말만 했다. 상처가 덧나면 한국의 부담이 클 수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31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둘러싼 한중간 협의결과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양측의 입장 차를 말끔히 조율할 수 없어 일단 봉합했지만, 언제든 갈등이 되살아날 소지를 남겨놨다는 것이다. 중국과 관계개선을 위해 손을 잡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우리 측이 책임을 떠안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양측은 그간의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우리 측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사드가 제3국인 중국을 겨냥하지도, 중국의 안보이익을 해치지도 않는다고 못박았다. 반면 중국은 사드를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양측은 합의에서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평행선을 달렸지만, 문제는 앞으로 발생할 상황이다. 중국은 “한국 측이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협의 결과에 명시했다. 아울러 군사당국간 채널을 통해 “중국이 우려하는 사드 문제에 대해 소통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이의를 제기하며 우리 측에 책임을 떠넘길 여지가 남아있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드는 이 정도 선에서 끝났다는 공감대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 사드 문제가 해결되거나 인정할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당초 중국이 요구한 것은 두 가지로 전해졌다. 10월 당 대회를 앞둔 시점에 중국은 미국의 사드 배치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한국이 미국과 사드 체계를 공동으로 운영한다고 확약하거나, 사드가 중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실증적 데이터를 제시하라”고 압박했다. 주한미군의 무기인 사드를 놓고 우리 측이 응할 수 없는 무례한 조건을 제시한 셈이다.

이에 정부는 문서가 아닌 구두협의를 통해 중국 측에 수 차례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24일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참석 차 필리핀을 찾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과 30여분간 만난 건 사실상 마무리 수순으로 해석된다. 앞서 중국 측은 2015년 2월 한중 국방장관회담에서 사드 배치에 대해 처음 불만을 제기했다. 결국 지난 2년여 간의 사드 갈등은 시작도 끝도 모두 국방라인에서 이뤄진 셈이다.

한중 양국은 조만간 실무 차원의 국방채널을 복원해 후속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드 사태는 표면적으로 일단락됐지만, 물밑에서 벌어질 기싸움은 이제 다시 시작될 참이다. 군 관계자는 “향후 협의 결과에 따라 상처가 덧날 수도 아니면 딱지가 아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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