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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각도로 발사하면 美 중부 내륙까지 사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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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각도로 발사하면 美 중부 내륙까지 사정권

입력
2017.07.0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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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고도 2500㎞ 훌쩍 넘어

최소 7500㎞ 비행 무리 없어

탄두 무거우면 멀리 보내기 힘들어

사거리만으로 실전 운용 단정 못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재진입 기술

어느 정도 수준인지도 정확히 몰라

북한 조선중앙TV가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면서 ICBM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이 발사한 '화성-14'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면서 ICBM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이 발사한 '화성-14'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4일 시험 발사한 탄도 미사일 ‘화성-14형’의 최고 고도가 2,500㎞를 훌쩍 넘는 만큼 사거리가 1만㎞에 육박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봐야 한다는 게 군사전문가들 판단이다. 작고 가벼운 핵탄두라면 최대 미국 중부 내륙까지 보낼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이날 북한은 발사각을 수직에 가깝게 만든 ‘최대 고각(高角) 발사’ 방식으로 2,802㎞ 높이까지 미사일을 쏴 올린 뒤 발사 지점부터 933㎞ 떨어진 곳까지 날려보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과 일본의 분석 결과와 큰 차이가 없다. 우리 국방 당국이 평가한 북한 탄도미사일의 비행 거리는 930여㎞인데 최소 2,500㎞ 이상 높이까지 올라갔다 내려온 결과로 군은 추정했고, 일본 방위성도 북한 미사일의 최고 고도가 2,500㎞를 크게 넘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로 미뤄볼 때 화성-14형의 사거리는 8,000~1만㎞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짐작하고 있다.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정점 고도의 3~4배라는 게 전문가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계산이다. 최소 2,500㎞까지 미사일이 올라갔다면 적어도 7,500㎞는 날아갔다고 간주해도 무리가 없다는 얘기다. 우리 군은 사거리가 5,500㎞를 넘는 탄도미사일을 ICBM으로 분류한다.

화성-14형은 북한이 5월 14일 시험 발사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에 2, 3단 추진체를 더한 형태일 공산이 크다. 1단 추진체로 구성된 화성-12형은 당시 고각 발사로 2111.5㎞까지 올라가 787㎞를 날아갔는데 정상 각도로 발사되면 사거리가 4,000~5,00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화성-12형에 2~3단 추진체를 탑재해 단 분리 기술로 사거리를 3,000~4,000㎞ 더 늘려 화성-14형을 만들었으리라는 게 전문가들 예상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위원은 “엔진을 묶는 클러스팅 방식보다는 단을 올려 운반체를 가볍게 하는 방식을 사용해 추진력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3단 분리까지 가능하다면 1만㎞까지 날아갈 여지도 없지 않지만 지금으로선 사거리가 7,000㎞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이날 공개한 화성-14형과 발사대의 사진을 보면 외양도 화성-12형과 유사하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발사차량이 8축 16륜형으로 화성-12형과 비슷한 크기이고, 발사 방식 역시 이동식발사대(TEL)에서 일으켜 세운 직후 쏘지 않고 스탠드형 발사대에서 쏜다는 점도 같다”고 말했다. 다만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동체도 굵어졌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엔진은 화성-12형과 같은 액체연료 엔진을 탑재했고, 1단 추진체에 주엔진 1개와 보조엔진 4개를 달고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하지만 사거리만으로 북한이 ICBM을 실전 운용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단 탄두 무게가 관건이다. 탄두가 무거울수록 미사일 위력이 커지지만 멀리 보내기는 어렵다. 북한이 이번 실험에서 어느 정도 중량의 탄두를 실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의 수준도 미지수다. ICBM처럼 멀리 날아가려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다시 내려와야 하는데 다시 들어올 때 발생하는 엄청난 열과 압력으로부터 탄두를 보호하고 정확하게 표적에 떨어지게 하는 기술은 개발 난도가 아주 높다. 이 사무국장은 “북한 재진입 기술을 확인하려면 동해상에서 미사일 통신 신호를 포착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게 가능한 전자전 정찰기를 우리가 아직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면서도 “미일의 반응을 보면 북한의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오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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