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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한 점이라도 찾고 죽어야지"… 38년째 마르지 않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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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한 점이라도 찾고 죽어야지"… 38년째 마르지 않는 눈물

입력
2018.05.1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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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38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행방불명자 임옥환(당시 17세) 군의 모친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 38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행방불명자 임옥환(당시 17세) 군의 모친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찾아야지. 내 아들 꼭 찾고 죽어야지."

5·18 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된 아들 임옥환(당시 17세) 군을 38년째 기다리는 김진덕(74·여) 씨는 17일 시신 없는 빈 무덤 묘비를 붙들고 오열했다.

조선대부속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었던 아들은 1980년 5월 21일 사라졌다.

광주에서 하숙하던 임 군은 고향인 전남 고흥으로 가는 시외버스가 끊기자 친구 3명과 함께 산에 올랐다.

산 너머 화순에 고흥행 버스가 다닐 것으로 생각해 하숙집을 나섰다.

이날 광주에서는 계엄군이 집단발포해 수많은 시민, 학생이 거리에 피를 쏟았다.

성난 시민들이 항쟁 대오에 합류하자 공수여단 계엄군 병력은 임 군 등이 길을 잡은 광주-화순 경계지로 퇴각했다.

임 군과 친구들은 화순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계엄군과 마주쳤다.

친구들은 도망치거나 붙잡혔다가 나중에 풀려났지만, 임 군은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임 군 부모가 소식을 듣고 광주 하숙으로 달려왔을 때 방 안에는 친구가 가져다 놓은 가방이 놓여있었다고 한다.

38년째 기다림을 이어온 임준배(82)·김진덕 씨 부부는 5·18 38주년을 하루 앞둔 이 날도 국립 5·18민주묘지 행방불명자 묘역을 찾아 눈물을 쏟아냈다.

임 씨는 "우리가 살 날이 얼마나 남았겠느냐. 아들 뼈 한 점이라도 찾아서 묻어주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시가 인정한 5·18 행방불명자는 82명이다.

2001년 광주 망월동 5·18 옛 묘역의 무명열사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6명 유해를 수습했지만 76명은 여전히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행방불명자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5·18 당시 사라진 240여명을 찾는 가족들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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