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삼성합병 찬성한 박근혜 발언은 정신 나간 주장”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2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한 것은 올바른 정책 판단이었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겨냥해 “정신 나간 주장”이라고 말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부장) 심리로 29일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의 뇌물 등 혐의 공판에서 주 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올해 1월 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이 헤지펀드 공격으로 합병이 무산된다면 국가적ㆍ경제적 큰 손해라는 생각으로 국민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20여 개 우리나라 증권사 중 한두 군데를 빼고 다 합병을 해줘야 한다는 의견이었다”며 “저도 국민연금이 바로 대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고, 국민연금도 그렇게 챙기고 있었다”고도 밝혔다.

검찰이 이날 법정에서 공개한 특검 조서에 따르면 주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신년간담회 발언은 정말 정신 나간 주장”이라고 진술했다. 주 전 대표는 조사 과정에서 “대통령의 발언으로 국제 자본의 국내시장 불신만 초래하고 국제소송의 빌미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주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법의 범위를 벗어나 개입을 했다는 듯한 표현을 봐서 굉장히 문제가 많은 발언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