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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권력 시진핑...집단지도체제 붕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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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권력 시진핑...집단지도체제 붕괴할까

입력
2017.10.24 18:1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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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9차 중국 공산당대회 폐막식 장면. 신화통신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9차 중국 공산당대회 폐막식 장면. 신화통신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시진핑(習近平) 1인 천하’를 공식화하면서 24일 폐막했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주창하며 애국주의에 불을 지핀 시 주석은 탄탄해진 절대권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패권에 맞서 주요 2개국(G2)으로서의 위상 정립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당대회는 예상대로 시 주석의 통치이념인 치국이정(治國理政: 국가통치)을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으로 포장해 공산당의 지도이념에 포함시켰다. 시진핑 사상은 샤오캉(小康: 중산층) 사회 건설ㆍ사회주의 현대화ㆍ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아우르는 중국몽(中國夢)을 국가적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한 전략과 실천방안을 담고 있다. 5위일체(五位一體: 경제ㆍ정치ㆍ문화ㆍ사회ㆍ생태문명 건설)의 통일적 추진, 4개 지침(샤오캉 사회 건설ㆍ개혁 심화ㆍ법치주의ㆍ엄격한 당 관리)의 전면화, 4개 의식(정치ㆍ정세 판단ㆍ핵심ㆍ일치)의 고양, 4개 자신감(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노선ㆍ이론ㆍ제도ㆍ문화)의 확보 등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당내 기율을 강화해 공산당 일당체제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중국 인민들이 바라는 강대한 중국을 향해 나아가자는 국가전략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하기 위해 ‘핵심’에 대한 권력집중이 필요하다는 점도 역설하고 있다. 장쩌민(江澤民)ㆍ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은 자신의 통치이념을 당장에 삽입하면서 이름을 포함시키지 못했고 덩샤오핑(鄧小平)은 사상보다 한 단계 낮은 이론으로 표현돼 있다는 점에서 시 주석은 사실상 마오쩌둥(毛澤東)에 비견될 수 있는 절대권력자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진핑 집권 2기는 대내적으로는 강력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사회 일체화를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견제세력이 약화하고 시 주석에 대한 차기 주자간 충성 경쟁이 과열되는 등 권위주의적 통치가 이어질 경우, 40년 가까이 개혁ㆍ개방의 경험이 축적돼 온 사회ㆍ경제시스템과 충돌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도 신형국제관계를 앞세워 개발도상국이나 비서방 국가들을 등에 업고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맞서는 과정에서 적잖은 파열음이 날 수 있다. 우리 입장에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진핑 2기 체제가 형식상 완결되는 건 25일 열리는 제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 자리다. 정치권력의 핵심인 중앙정치국 위원 25명이 선출되고 이 가운데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 7명이 확정된다. 공산당 권력의 핵심 축인 인민해방군을 지휘ㆍ통솔하는 중앙군사위원회 인선도 마무리된다.

최대 관심사는 오전 11시45분에 첫 선을 보일 상무위원들의 면면이다.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외한 5명에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과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 왕후닝(王滬寧)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왕양(汪洋) 부총리 등이 유력하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서기와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 등 차세대 주자들의 발탁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이들 상무위원 유력 주자 모두는 24일 중앙위원으로 선출돼 1중전회 개막 전까지 7명 상무위원 면면을 쉽게 짐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 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중앙위원에서 배제됐다.

만일 1중전회에 나타나는 7인의 상무위원 가운데 50대인 천, 후 서기가 빠진다면 후계를 시 주석이 낙점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사실상 3연임 등 장기집권 도모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이다. 두 서기가 상무위원으로 발탁된다면 1중전회 현장에 둘 중 앞서 등장하는 인물을 시 주석의 후계자로 보면 틀림이 없다.

한 외교소식통은 “‘시진핑 사상’이 당장에 삽입된 상황에서 후계자마저 지명되지 않을 경우 집단지도체제는 사실상 붕괴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민주적 리더십이 가미되지 않는 절대권력은 자칫 대내외적으로 철권통치와 패권주의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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