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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카톡방담] 안철수 대표 정치호흡 색달라…각당 대표들 고민 깊어질 듯

입력
2017.09.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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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맞은 추미애 대표

정기국회 앞두고 식사정치 돌입

친박당 탈피하려는 홍준표 대표

친박 핵심 중진의원 축출 움직임

“강한 야당” 선언한 안철수 대표

등 돌린 호남 등 민심잡기 고심

금품수수 의혹 터진 이혜훈 대표

도덕성 치명타에 당 입지 축소

안정적 지도력 보인 이정미 대표

개혁 의제에 맞춘 현장활동 눈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선출을 마지막으로 5ㆍ9 대선 종료 후 4개월여 만에 각 당이 지도부 체제 정비를 완료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대표 체제가 안정화하고 있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 대표 등 대선 패자의 이례적인 조기 등판도 관심이다. 여야 당 대표의 가을 정국 구상을 확인하기 위해 정당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달빛 사냥꾼(달빛)= 안 대표의 국민의당 전당대회 승리로 5당 지도부 정비가 완료됐습니다. 안 대표의 51% 득표, 1차 투표 승리는 어떻게 봐야 하나요.

봄 대선 야근말고(야근말고)= 실패에 가까운 성공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대선이 몇 년 지난 것도 아니고 대선 후 고작 3개월 만에 치러진 전당대회이니 당 대선후보로서 보유했던 전국 조직이라든지 인지도가 타 후보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월등했죠. 이걸 수치화한다면 51%가 아니라 최소 60%, 적어도 70% 선은 얻었어야 한다는 말이 나오죠.

달빛= 호남의 지지가 적었던 거죠?

야근말고= '가까스로' '겨우겨우' 같은 말이 붙는 건 호남 여론 때문입니다. 지난 4월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안 대표는 호남에서 박빙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60~70% 선의 지지를 얻었는데 이번에는 그에 훨씬 못 미쳤죠. 호남 중심으로 안 대표 출마가 이르다는 부정적 여론이 워낙 강했습니다. 안 대표가 당선 이후 최대한 저자세로 여론을 수렴하고 인사를 다니는 것도 51이라는 숫자가 주는 위험 신호를 그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입니다.

달빛= 안철수 대표의 재등판을 다른 당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여의도 구공탄(구공탄)= 안 대표가 취임 직후 대여 강경 발언을 쏟아냈지만 민주당에서는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호남을 두고 당내 노선투쟁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안 대표가 대여 공격에 얼마나 힘을 쏟을 수 있을까 회의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호밀밭의 세탁기(세탁기)= 한국당에서는 안 대표의 등장을 일단 환영하고 있습니다. 추경 등 야3당 공조를 할 때마다 번번히 막판에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한국당에 있죠. 그런데 안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강한 야당’이 되겠다고 선언한 만큼 한국당은 나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안 대표는 지난 대선 때는 홍 대표 얼굴도 안 쳐다본다고 했지만 지난달 29일 홍-안 대표 회동에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달빛= 바른정당도 국민의당을 연대 대상이자 경쟁 대상이라 여겨 안 대표 등장을 경계하고 있을 것 같은데요.

야근말고= 바른정당은 표면적으로는 환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국민의당 비대위 체제 당시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 문제 등 바른정당과 공조하기로 한 뒤 일방적으로 연대를 파기했던 일이 있었는데 안 대표 등장으로 그런 일은 줄어들지 않겠냐는 기대도 엿보이고요. 안 대표가 강성야당을 표방한 데다, 보기보다 안 대표가 고집이 꽤 센 정치인이라 좀 더 대여 강경투쟁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를 하는 분위기입니다.

달빛=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권 연대 움직임도 주목되는데요.

야근말고=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연대 분위기는 안 대표의 등장으로 다소 식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의당 전당대회 기간 중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 정책적 연대는 해도 통합은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기 때문이죠. 오히려 최근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탈당 카드를 흔들며 노골적으로 바른정당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바른정당 내 '국민의당 우호파'의 입지도 다소 줄어드는 모습입니다. 다만 하태경 최고위원 등 당내 중도파들이 여전히 국민의당과의 채널을 유지하고 있어 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달빛= 홍 대표는 지도부로 나선 뒤 혁신위 출범과 지방 순회 토크콘서트 등 활동 폭을 넓히고 있는데 당내 평가는 어떤가요.

세탁기= 홍 대표는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 가서 ‘박근혜 출당’을 거론했는데요, 그때 이후로 하루에 한 번 정도씩 박 전 대통령 출당 언급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당내에서 직접적으로 반응하는 의원들은 아직 없는데 박근혜 출당에서 친박 출당으로 논의가 넘어가는 시점이 되면 친박계 의원들의 불만도 터져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토크콘서트 현장 분위기는 아직까지 싸늘합니다. 가장 규모가 컸던 대구 행사에는 1,500여명이 모였는데요, 참석자 대부분이 노년층이었고 최근 서울 강남역에서 진행한 토크콘서트에서도 청년층은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달빛=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위기론이 터져 나오고 있죠.

세탁기= 금품 수수 의혹이 보도되면서 도덕성은 물론이고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최근 바른정당과 한국당의 통합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자강론을 표방했던 이 대표의 입지가 상당히 줄어들게 됐습니다. 본인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만약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바른정당 자체도 위기를 맞을 수 있겠죠.

달빛=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안정적 지도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공탄= 전임 심상정 대표나 노회찬 원내대표 같은 스타 의원은 아니지만 당 개혁진보 의제에 맞춘 현장 활동으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달빛=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은 추미애 대표는 여야 대표 회동을 추진하는 등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모습이죠. 홍준표 안철수 대표도 당 장악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고요.

구공탄= 식사정치라고 일컬어질 만큼 추 대표는 당내외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면서 면을 넓히고 있습니다. 다음주 당 중진, 초재선 의원들과의 오찬 회동 및 이혜훈 대표와의 만찬 약속도 잡아둔 상태입니다. 당 안팎에서는 정기국회에 들어가면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추 대표가 기름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세탁기= 홍 대표는 일단 친박당 이미지를 갈아엎을 구상을 하고 있는데요. 추석 전 박 전 대통령 출당, 추석 이후 친박계 핵심 의원 정리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중 모 중진 의원 두 명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특히 친박 핵심 실세로 알려진 한 의원과 관련, 홍 대표가 최근 초선 의원을 불러모은 자리에서 지역구 경쟁자였던 전직 의원을 칭찬했다고 하는데 사실상 축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거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야근말고=대선 기간 중 일부 드러나긴 했지만, 안 대표는 분명 기성 정치인들과는 정치적 호흡과 표현방식, 스타일이 꽤 다릅니다. 무협지에 보면, 고수들끼리 한 초식 한 초식 예상하며 싸우는 결투가 나오잖아요. 그런데 안 대표는 그런 예상이 좀처럼 맞지 않는 인물이거든요. 통상 발 기술이 나올 부분인데 갑자기 박치기를 한다든지 하는 거죠. 여하튼 다른 당 대표들이 앞으로 안 대표 때문에 꽤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는 게 안 대표를 잘 아는 사람들의 한결 같은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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