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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 "웃다가 무섭다가... 예상 못할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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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 "웃다가 무섭다가... 예상 못할 걸요?"

입력
2016.12.1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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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은 “고두심 선생님처럼 사람의 감성을 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원은 “고두심 선생님처럼 사람의 감성을 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로맨틱한 코믹 스릴러 처음 해봐

길라임 얘긴 선수치는 게 좋았죠”

올해로 데뷔 19년 된 배우 하지원(38)에게 영화 ‘목숨 건 연애’(14일 개봉)와 6년 전 SBS드라마 ‘시크릿 가든’은 의도치 않게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한 병원에서 ‘시크릿 가든’의 주인공 길라임을 가명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 하지원은 ‘목숨 건 연애’ 제작보고회에서 시국 관련 자신의 입장까지 표명해야 했다.

13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하지원은 “제 기사는 꼼꼼히 찾아보는 편”이라며 “(제작보고회)전날 기사를 읽고, 언론이 나를 통해 무언가 듣고 싶어한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그래서 “(질문이 나오기 이전에)먼저 얘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뜻을 제작보고회 주최측에 전했다고.

하지원은 당시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 난처한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화법이 탁월했다. 노련함이 도드라졌는데 얼굴만은 세월을 비껴갔다. 영화 ‘목숨 건 연애’(14일 개봉)에는 그의 이런 밝은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돼 있다. 추리소설 작가 한제인으로 변신해 귀엽고 깜찍하며 발랄한, 하지원 특유의 ‘긍정에너지’가 가득하다.

하지원은 영화 ‘목숨 건 연애’에서 추리소설 작가로 변신해 살인사건에 얽힌 퍼즐을 풀어간다. (주)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원은 영화 ‘목숨 건 연애’에서 추리소설 작가로 변신해 살인사건에 얽힌 퍼즐을 풀어간다. (주)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원은 “데뷔할 때부터 제 나이보다 훨씬 어린 역할을 해봐서 그런지 작품 속에서는 나이가 더디게 가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이보다 어린 역할을 맡아도 그리 어색하지 않다는 의미. 하지원은 KBS드라마 ‘황진이’(2006)에서 10대 시절의 황진이를 연기했고, 영화 ‘코리아’(2012)에서는 20대 초반의 탁구선수 현정화가 됐다. “작품 속에 살다 보니까 정신도 그 공간에 머물게 되나 봐요.”

‘목숨 건 연애’는 30대 후반 배우가 출연하기엔 무리한 설정들이 많다. 한제인(하지원)은‘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시도 때도 없이 방귀를 뀌고, 빨래집게로 코를 막고 쓰레기통을 뒤지며, 좀도둑 앞에서 마네킹 흉내를 낸다. 오랜 친구 설록환(천정명)과 티격태격하며 ‘썸’을 타고, 첫눈에 반한 제이슨(진백림)에게 과감하게 들이대기도 한다. 하지원의, 하지원에 의한, 하지원을 위한 영화다. 살인사건의 긴장감은 떨어지고 하지원의 ‘원맨쇼’가 두드러진다.

하지원은 영화 ‘목숨 건 연애’에서 천정명, 진백림과 삼각 로맨스도 펼친다. (주)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원은 영화 ‘목숨 건 연애’에서 천정명, 진백림과 삼각 로맨스도 펼친다. (주)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너무 가벼운 코미디를 선택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하지원은 “예전에 ‘색즉시공’(2002)에 출연했던 이유와 비슷하다”고 답했다. 성을 우스개로 소비하는 ‘색즉시공’은 남자 주인공 은식(임창정)이 사랑의 상처로 눈물 흘리는 은효(하지원)를 웃기기 위해 양파를 눈에 비비는 등 웃기고도 슬픈 장면이 많다. 하지원은 “관객들이 예상 못하게 웃기면서 슬픈 스토리가 좋았다”며 “이번 영화도 로맨틱코미디이면서도 스릴러와 슬랩스틱 코미디가 혼합돼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한제인은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탐정처럼 행동하고, 용의자에게 스파이처럼 다가가기도 한다. 그는 “처음 해보는 역할”이라고 했다.

하지원은 지난 19년 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사극을 경험했고, 로맨스 작품도 소화했다. 공포 스릴러와 액션 장르도 섭렵했다. 그럼에도 연기에 대한 갈증은 배우의 숙명. 하지원은 “(위인 등)누군가의 삶을 깊이 있게 그려보고 싶다”고 했다. 특히 “누군가의 희로애락을 그리며 감성을 울리는 배우”로 남고 싶단다.

결혼계획을 묻자 “요새 연애도 못했다”며 웃었다. 그리고 이어진 말은 ‘연기중독자’다웠다. “결혼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스러워요. 모르겠어요. 연애도 하고 싶긴 한데… 일단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네요.”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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