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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거듭 주장하지만... 여전히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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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거듭 주장하지만... 여전히 물음표

입력
2017.11.30 17:4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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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도 넘는 고열에서

탄두 보호하는 ICBM 핵심기술

“기형적인 고각 발사로는

재진입 기술 검증 어려워”

“화성-14형 발사 땐 TV 장면서

北 속임수 실수로 노출” 지적도

30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9일자 신문을 통해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현장 사진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전일호(왼쪽 두 번째) 인민군 중장 등 간부들과 함께 담배를 피우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9일자 신문을 통해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현장 사진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전일호(왼쪽 두 번째) 인민군 중장 등 간부들과 함께 담배를 피우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9일 사거리가 1만㎞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하자마자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지만, 실제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는 핵탄두 운반체계가 완성됐는지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대표적인 의문이 북한이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 여부다.

북한은 29일 관영 매체 보도를 통해 “이미 확증된 조종 및 안정화 기술, 계단 분리 및 시동 기술, 재돌입(재진입) 환경에서 전투부(탄두부)의 믿음성들을 재확증했다”며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기권 밖으로 빠져 나갔다가 재진입 때 발생하는 6,000~7,000도의 고열로부터 탄두를 보호하는 ICBM의 핵심 기술에 도달했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30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정상 각도로 발사된 미국의 ICBM ‘미니트맨-3’의 속도가 마하 20~25가량인데 화성-14형의 속도는 마하 20~24였다. 검증에 필요한 조건 중 하나는 충족된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각도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기형적으로 발사 각도가 수직에 가까운 고각 발사 방식으로는 재진입 기술을 제대로 검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이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화성-14형이 모습을 드러낸 올 7월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원은 ‘주간국방논단’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사실상 핵 보유국’ 지위를 하루 빨리 인정 받고 싶은 조급함 때문에 북한이 부족한 재진입 기술을 눈속임으로 만회하려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북한 TV가 실수로 내보낸 장면을 근거로 북한의 속임수를 주장했다. 당시 북한 TV에는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을 위해 소재와 형상을 바꿨다고 주장한 탄두가 벗겨져 날아가는 장면이 순간적으로 노출됐다. 장영근 교수는 “지금껏 북한의 유일한 목표는 사거리를 연장해 미국 워싱턴을 때릴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며 “재진입 기술 검증까지 검증할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외 미사일 전문가들 사이에는 북한이 무리하게 ICBM 사거리를 늘리느라 500~600㎏짜리 표준 탄두 대신 훨씬 가벼운 모의 탄두를 미사일에 실었을 거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하지만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북한이 화성-15형의 첨두부에 탄두 보호를 위한 덮개를 씌워 재진입 시험을 했을 수 있다”며 “종말(낙하) 단계에서 재진입체가 어떤 형상이었는지를 파악하려면 정찰기 ‘코브라볼’, 엑스밴드 레이더 등 미국과 일본의 감시 자산이 수집한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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