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머신 업계 대부’로 불린 정덕진(76)씨가 지난달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암 투병 중이던 정씨는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지난달 사망해 같은 달 22일 발인했다.
1970년대 초 서울 청량리에서 전자오락실을 운영하기며 재산을 모으기 시작했던 정씨는, 이후 정·관계는 물론 4년 전 사망한 서방파 두목 김태촌씨 등 조직폭력배 세력까지 등에 업고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1993년 정씨는 당시 검사였던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진두지휘 한 일명 ‘슬롯머신 사건’ 때 수사를 받으면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정·관계는 물론 법조계에도 금품을 뿌린 일이 드러나면서다. 당시 이 사건으로 '6공 황태자'로 군림한 박철언(75) 의원을 비롯해 엄삼탁(2008년 사망) 병무청장 등 10여명이 정씨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줄줄이 구속됐다.
이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 받은 정씨는 2심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1996년 8·15 특사 때 사면됐다. 이후에도 원정도박 등 혐의로 여러 차례 처벌받는 등 곡절이 많았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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