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로 정문 골프장 손님 확인, 외부인은 ‘출입금지’
24일 낮 12시 경북 성주군청에서 북쪽으로 18㎞ 떨어진 롯데스카이힐 성주CC. 진입로 정문에는 평소 보기 힘들던 철창 바리케이트가 입구를 막고 있고 안내봉을 든 골프장 직원이 출입 차량을 막고 있었다.
차량 운전석 창문을 내리니 “손님 외에는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며 “골프 부킹이나 사전 약속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며 출입을 막았다. 이 직원은 손에 골프부킹 손님의 이름과 차량 번호가 적힌 인쇄물을 들고 있었다.
“국방부에서 자주 답사하느냐”고 물어도 묵묵부답이다. 그는 경직된 표정으로 “차를 돌려서 나가세요”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곳 골프장에서 사드 배치 제3 후보지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스카이코스 1번 홀 위쪽 4만7,000㎡다. 국방부 관계자들이 이 골프장 주변 롯데상사㈜ 소유 임야 5곳(24필지) 중 가장 북쪽 네모 형태의 초전면 소성리 산 53을 사드배치 유력 후보지로 지목했다는 것이다.
골프장에 따르면 연우개발과 롯데기공이 골프장을 함께 개발했다 연우개발이 2009년 2월 롯데상사에 골프장과 주변 임야 소유권을 모두 넘겼다. 사드배치 유력지는 이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직선 거리 600여m, 골프텔에서 500여m 떨어진 곳이다.
이 곳에는 도로와 전기시설이 모두 들어와 있어 공사비 절감과 공사기간 단축 효과가 있다. 또 사드 레이더와 6개 발사대 모두 북쪽을 향하면 남쪽 골프장은 전자파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에서 2㎞ 떨어진 캐디 숙소 인근의 초전면 소성리 주민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었다. 이 마을 주민 배모씨는 “갑자기 우리가 살던 터전에 사드가 온다니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라며 “생존을 위협하는 사드배치는 절대 안될 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전면에서 2대째 음식사업을 하고 있는 윤모씨는 “오랫동안 이 곳에서 사업을 해 왔는데 이제 떠날 때가 된 것 같다”며 “음식사업은 사드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전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성주군청에서 이 골프장으로 오는 길에는 사드 제3 후보지 검토를 희망하는 현수막이 최근 부쩍 많이 내걸렸다. ‘예의도 없이 떠들지 마라! 말없는 군민들은 제3지역을 원한다’, ‘대통령의 제3지역 이전 검토, 국방부는 즉각 이행하라’는 문구들이 성주의 달라진 민심을 느끼게 하고 있다.
성주=최홍국기자 hkc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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