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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시첩 ‘노설첩’ 등 조선후기 고문헌 수천점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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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시첩 ‘노설첩’ 등 조선후기 고문헌 수천점 찾았다

입력
2017.02.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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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대 서고에서 추사 김정희의 친필 시가 적힌 ‘노설첩’이 발견됐다. 고려대 해외한국학자료센터 제공
일본 교토대 서고에서 추사 김정희의 친필 시가 적힌 ‘노설첩’이 발견됐다. 고려대 해외한국학자료센터 제공
‘노설첩’에서는 추사 김정희의 완숙한 행서체를 볼 수 있다. 고려대 해외한국학자료센터 제공
‘노설첩’에서는 추사 김정희의 완숙한 행서체를 볼 수 있다. 고려대 해외한국학자료센터 제공

일본 교토대 서고에서 조선 후기 문화의 정수가 담긴 고문헌이 다량으로 발견됐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해외한국학자료센터는 12∼19일 일본 교토대 서고를 조사해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친필 시첩과 조선후기 서화, 고문서 등 수천점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자료 중 ‘노설첩(砮舌帖)’은 추사가 제주와 함경도 북청 유배생활을 마치고 과천에 은거하던 1852∼1856년에 쓴 것이다. 추사의 시 ‘석노시(石砮詩)’와 ‘영백설조(詠百舌鳥)’를 행서로 썼다. 박영민 해외한국학자료센터 연구교수는 “이즈음 추사의 행서체가 완숙한 경지에 이르렀고, ‘석노시’는 추사가 우리나라의 고고학자였음을 증명하는 시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석노시’는 도끼 등 유물을 가지고 땅의 주인이 누구였는지를 읊는 내용이다.

교토대 부속도서관 다니무라 문고에 귀중서로 분류돼 있던 ‘노설첩’이 국내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2절로 나뉜 서첩 1절은 세로 22.1㎝, 가로 12.8㎝ 크기로 전체 길이는 약 154㎝다. 추사의 작품은 흔히 진위 논쟁이 일어나곤 했지만 ‘노설첩’은 가장본(집안에 소장됐던 본)으로 소장자가 확실하다. 추사의 동생 김상희의 손자인 김문제(1846∼1931)가 소장했던 것으로 그의 호 ‘위당(韋堂)’이 인장으로 찍혀 있다

자료 목록에도 없던 다산 정약용의 대표저서 ‘경세유표’ 가장본도 이번에 먼지 덮인 상자 속에서 발견됐다. 고려대 해외한국학자료센터 제공
자료 목록에도 없던 다산 정약용의 대표저서 ‘경세유표’ 가장본도 이번에 먼지 덮인 상자 속에서 발견됐다. 고려대 해외한국학자료센터 제공

이번 조사에서는 국내는 물론이고 교토대에서도 존재를 몰랐거나 목록에 이름만 올라 있던 자료가 다수 발견됐다. 자료 목록에 없던 다산 정약용(1762∼1836)의 대표 저서 ‘경세유표’ 가장본 11책도 먼지 덮인 상자 속에서 발견됐다. 영조 시기 영의정을 지낸 김재로(1682~1759)가 전국의 비문을 탁본해 편찬한 ‘금석집첩(金石集帖)’도 확인됐다. 219책으로 된 ‘금석집첩’에 들어있는 탁본은 2,300점이 넘는 방대한 양이다. 서울대 규장각에 있는 ‘금석집첩’ 39책에는 없는 탁본들이다. 조선 상업사, 사회사를 볼 수 있는 고문서 3,500여 점도 나왔다. 19세기 면주를 팔던 상인들이 남긴 문서에는 면주전 상인과 왕실, 호조의 관계, 면주전 운영실태 등이 담겨있고, 서울 양반의 재산 규모를 볼 수 있는 분재기도 발견됐다.

영조 시기 영의정을 지낸 김재로가 전국의 비문을 탁본해 편찬한 '금석집첩'도 확인됐다. 2,300점이 넘는 탁본, 219책으로 이뤄진 방대한 양이다. 고려대 해외한국학자료센터 제공
영조 시기 영의정을 지낸 김재로가 전국의 비문을 탁본해 편찬한 '금석집첩'도 확인됐다. 2,300점이 넘는 탁본, 219책으로 이뤄진 방대한 양이다. 고려대 해외한국학자료센터 제공

정우봉 해외한국학자료센터장은 “이번에 발견된 각종 자료들은 향후 수십 년간 한국학의 연구 소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한국학자료센터는 2008년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 지원을 받아 해외 소재 한국 고문헌을 국내에서도 연구할 수 있도록 원본 이미지를 고화질 디지털 자료로 만들고 상세 서지정보를 정리하고 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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