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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독단ㆍ참모 암투… “백악관에 더는 ‘Hope’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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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독단ㆍ참모 암투… “백악관에 더는 ‘Hope’ 없다”

입력
2018.03.04 17:5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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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 국가경제위원장 관세 발표 전날

“강행하면 사퇴” 상무장관에 불만

사위 권한 강등ㆍ공보국장 사임 등

혼돈상 이어지며 분위기 뒤숭숭

언론 “리얼리티 쇼… 정책 길 잃어”

의사결정 구조 심각한 우려 제기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미국 철강, 알루미늄 기업 경영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미국 철강, 알루미늄 기업 경영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제 아무리 초강대국 미국이라지만, 전세계를 상대로 그것도 자신들이 세운 자유무역질서 근간을 흔드는 무역전쟁을 선포한 건 정상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신이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이지만, 주요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절제되지 않은 결정을 말리지 못하면서 백악관의 의사결정 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참모들간의 내부 권력투쟁에 따른 혼란상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의 혼란이 점점 심해지면서 정책의제들이 백악관 집무실의 ‘리얼리티 쇼’ 안에서 길을 잃었다”고 촌평했다.

지난 주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기밀정보접근권 강등과 ‘문고리 권력’으로 꼽혔던 호프 힉스(Hope Hicks) 백악관 공보국장의 사임 발표, 수입산 철강ㆍ알루미늄 관세 폭탄 파문으로 이어진 일련의 혼돈상을 겪으면서 백악관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는 것이다. NPR은 특히 힉스 국장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된 의회 정보위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고, 대통령이 이를 질책한 일을 상징적 사건으로 거론하며 “백악관에는 더 이상‘호프 (Hope)’가 없다”고 비꼬았다. 백악관에 더 이상의 희망이 없다는 점과 힉스 국장의 사퇴를 중의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힉스가 떠나면서 백악관에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 출신 인사는 이제 단 한 명 남았다”라면서 “힉스가 사임해 대통령은 더욱 고립되고 변덕스러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힉스는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의 인연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터라, 쿠슈너의 기밀정보 접근권 강등 사태와 함께 미국 언론들은 존 켈리 비서실장과 자방카(재러드와 이방카의 합성어)의 파워 게임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방카의 해외 사업과 관련해 수사를 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하다.

참모 간 정책갈등도 표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발표하기 전날인 지난달 28일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켈리 비서실장에게 “만약 대통령이 (관세 부과) 계획을 밀어부친다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콘 위원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 결정을 이끌어 낸 윌버 로스 상무장관의 보고서를 지목, 철강 및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자동차 분야와 같은 산업에서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 등에 대해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다며 ‘최악’이라고까지 동료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불화도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워싱턴에서 열린 언론인 단체 그라다이언 클럽 주최 만찬에 참석해 세션스 법무장관을 향해 “내가 그를 깔아뭉갰는데 스스로 살아남더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세션스 장관도 참석했다.

백악관 혼란상은 지지자들도 동요케 하고 있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1600번지’(백악관 주소)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전한 뒤 “백악관이 일련의 혼돈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면서 공화당원 다수가 끝나지 않는 논란에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CNN 방송은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이 일련의 사태를 겪는 와중에 주변 인사들을 몰아세우며 격정에 휩싸인 모습을 연출하거나 통제 불능 상태가 되면서 참모들이 겁에 질린 상태”라며 “지지자들의 걱정도 커져만 가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소식통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주변의 소용돌이에 대해 자신을 뺀 모든 사람을 비난하고 있으며, 점점 고립돼가고 있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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