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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독립영화인들은 거대 스튜디오들과 어떻게 싸워 이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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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독립영화인들은 거대 스튜디오들과 어떻게 싸워 이겼나

입력
2015.08.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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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전복자들 J A 애버딘 지음ㆍ라제기 옮김 명필름문화재단 발행ㆍ328쪽ㆍ1만8,000원
할리우드 전복자들 J A 애버딘 지음ㆍ라제기 옮김 명필름문화재단 발행ㆍ328쪽ㆍ1만8,000원

1948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역사적인 판결을 내린다. 할리우드 거대 스튜디오인 패러마운트 등이 영화관 운영을 겸하는 것은 독점금지법 위반이라는 것이었다. 판결에 따라 패러마운트를 포함해 워너 브러더스, 20세기폭스 등 5개 스튜디오가 영화관 사업을 포기해야 했다. 영화의 제작과 배급, 상영까지 소수 회사가 지배하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판단에 따른 판결이었다.

일명 ‘패러마운트 판결’은 지난한 싸움의 결과물이었다. 1938년 소송이 시작돼 10년 만에 결론이 왔다. 거대 스튜디오는 크게 반발했으나 영화 역사가들은 할리우드의 세계 지배 체제를 공고하게 만든 판결로 평가한다. 독과점 조건이 사라지면서 미국 영화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패러마운트 판결’을 이끈 이들은 미국의 ‘독립영화인’이었다. 찰리 채플린과 오손 웰스, 메리 픽퍼드 등 유명 배우 겸 제작자, 월트 디즈니와 새뮤얼 골드윈, 데이비드 셀즈닉 등 당대의 유명 제작자들이 독립영화제작자집단(SIMPP)을 만들어 거대 스튜디오에 대항했다. 거대 스튜디오가 제작과 배급, 상영을 장악하면서 정당한 수익 배분이 이뤄지지 않고, 이는 양질의 영화 생산을 막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이들은 생각했다. 독립영화인들은 자신들의 영화를 배급할 별도의 회사를 만들거나 각 지역의 독립적인 영화관들과 손을 잡는 동시에 법정싸움도 진행했다. 채플린과 픽퍼드 등 스타들을 동원해 선전전도 병행했다. 이들은 길고 긴 싸움 끝에 승리에 이른다. 책은 패러마운트 판결의 막전막후를 세묘하며 미국 영화사를 복기한다.

1920~40년대 미국 영화산업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지만 미국이라는 국가의 작동원리와 경쟁력의 원천을 가늠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미국 영화산업의 발달사를 한 눈에 꿸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미덕이다. 명필름영화총서의 첫 권.

박선영기자 aurevoi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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