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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ㆍ印 국경 대치 점입가경… 영상 선전물 놓고 감정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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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ㆍ印 국경 대치 점입가경… 영상 선전물 놓고 감정싸움

입력
2018.02.1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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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반발하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영상 선전물 장면.
인도가 반발하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영상 선전물 장면.

지난해 국경지역에서 73일간 무장 대치를 벌였던 중국과 인도 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이번엔 중국 관영매체가 공개한 영상 선전물을 두고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국 간 갈등을 다시 촉발시킨 문제 영상은 지난 1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외국인 전용 토크쇼 ‘더 스파크’다. ‘인도의 7가지 죄목’이라는 제목으로 중국ㆍ인도 국경 대치를 다룬 이 영상 속 인물이 시크교도 터번을 쓰고 인도 억양을 과장되게 연기하는 모습이 인도인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 영상은 스타 여성 진행자 디어 왕이 터번과 선글라스를 쓰고 턱수염 분장을 한 중국인 배우와 만담하는 형식이다. 왕은 히말리야 산악지대 도클람에서의 양국 국경분쟁과 관련해 “인도가 국제법을 짓밟고 불법적인 행위를 미화하기 위해 갖가지 구실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터번을 쓴 배우는 사전 녹음된 웃음소리를 배경으로 머리를 흔들면서 과장된 인도 억양으로 말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부탄인 역을 맡은 다른 배우를 향해서는 가위를 겨눠, 인도가 부탄을 괴롭히고 있다는 중국인들의 인식을 반영하기도 했다.

이 토크쇼는 중국 시각에서 주요 국내외 현안을 소개하는 외국인 전용 프로그램이다.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앞서 선보인 다른 영상물에선 중국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다루긴 했지만 대부분 진지한 논조였다.

이 때문에 인도 언론과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력 일간지 힌두스탄 타임스는 “신화통신이 소수파인 시크교도를 겨냥해 인도인들을 패러디한 인종차별적 영상물을 내보냈다”고 비난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크언론협회는 “중국 언론이 인도를 겨냥한 국가 선전물에 전체 인구의 2%를 밑도는 시크교도의 특징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도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도 “21세기에 터번을 쓰고 인도 말씨를 조롱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런 인종차별적 선전물이 국영 언론에서 나온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라고 비난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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