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 만에 첫 한국인 선출
이병현 주(駐)유네스코 대사가 유네스코(UNESCO) 집행이사회 의장으로 16일 선출됐다. 유네스코 예산을 비롯한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의장에 한국인이 선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는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된 제203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이병현 대사가 집행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이란 측 후보와의 경합 끝에 58개 집행이사국 중 32표를 얻어 당선됐다. 이에 따라 이 대사는 2019년까지 2년 간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의장 직을 수임하게 된다.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4년 임기의 58개 이사국으로 구성돼 있으며, 유네스코 사업 및 예산안을 검토하고 주요 사안을 논의하는 유네스코 핵심 운영기구다.
우리나라 인사가 집행이사회의 의장에 당선된 것은 1950년 유네스코 가입 이후 67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집행위 의장은 개인이 수임하는 형태를 띄지만 실제로는 소속 국가를 대표해 출마해 타국 후보와 경선을 치르는 양상으로 선출된다. 외교부는 “이 대사의 전문성과 리더십이 높게 평가받은 동시에 우리 정부가 교육, 과학, 문화, 정보통신 등 제반 분야에서 쌓아온 대 유네스코 기여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대사의 유네스코 집행위 의장 선출은 지난달 우리 시민 단체가 참여한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시도가 일본의 로비에 밀려 무산된 직후여서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교부는 “유네스코 개혁에 관한 요구가 높은 가운데 향후 이 대사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유네스코의 개혁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1979년 외무고시 13회로 외교부에 들어온 이 대사는 국제연합과장, 주프랑스 공사, 주노르웨이 대사 등을 역임한 유럽통이다. 2013년 12월부터 국립국제교육원장으로 재직하다 2015년 4월부터 주유네스코 대사를 맡아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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