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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 “한국 아픔 공감하며 연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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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 “한국 아픔 공감하며 연주할 것”

입력
2017.04.1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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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과 16일 서울에서 공연하는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 콜드플레이 SNS
15일과 16일 서울에서 공연하는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 콜드플레이 SNS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가 내한 공연을 하는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꼭 3년이 되는 날이다. 콜드플레이는 평소 난민 구호 등 인권 및 사회 현안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만큼, 이들이 어떤 무대로 한국 관객들에 위로를 전할지 관심이 쏠렸다. 2000년대를 대표하는 치유의 노래로 꼽히는 ‘픽스 유’ 등 의미 있는 히트 곡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연주를 하겠다.” 15일 오후 4시 40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 공연 직전 국내 취재진과 만난 콜드플레이의 드러머 윌 챔피언은 “‘픽스 유’는 상실에 대한 노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6일은 한국에서 슬픈 날”이라는 취재진의 말에 “어떤 날이냐”고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세월호 참사 얘기를 접한 그는 “끔직하다”라며 놀랐고, 얼굴엔 바로 웃음이 걷혔다. 통역사를 통해 세월호 참사의 얘기를 경청하는 그의 얼굴엔 슬픔과 걱정으로 가득 찼다.

“큰 슬픔이 있을 때 사람들은 노래로 위로를 받기도 하죠. 슬픔이 있는 사람은 ‘픽스 유’로 위로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보컬인 크리스 마틴은 ‘픽스 유’에 대해 “마음이 정화되는 경험을 하게 하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공연 하다 보면 대부분 오후 10시쯤이 되는 데, 하늘을 바라보며 수많은 별 중 하나에 꽂혀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노래를 해요.”

콜드플레이의 또 다른 히트곡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는 국내에서 ‘탄핵 찬가’로 불린다. 지난달 10일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한 직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비바 라 비다’가 쏟아졌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20차 촛불집회에서도 울려 퍼졌다. ‘비바 라 비다’는 권력에서 밀려난 왕의 비참한 최후를 담은 노래다. 이 곡이 혼란스러운 국내 시국과 맞물려 국내 음악 팬들의 일상에까지 스며든 것이다.

“리얼리?” 챔피언은 최근 한국에서의 ‘비바 라 비다’의 반향에 대해 “리얼리?”라고 두 번이나 물으며 놀라워했다. 베이시스트인 가이 베리맨은 “환상적”이라고 감탄했다. 윌 챔피언은 “‘비바 라 비다’는 혁명에 대한 노래”라며 말을 이었다.

“‘비바 라 비다’는 힘든 일이나 공포에 처했을 때 그 위기를 껴 안고 살아나가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만든 곡예요. 이 노래가 전세계 사람들에 불려지고, (한국에서) 이렇게 사용된 거 영광스럽네요.”

베리맨은 ‘비바 라 비다’가 국적을 초월해 특히 많은 이들에 사랑을 받은 이유를 후렴구의 “워~~”하며 고조되는 멜로디로 꼽기도 했다. 함께 함성을 외치며 감정이 고조되는 것에 대해 더 쉽게 몰입한다는 뜻이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3일 한국에 입국했다. 2000년 데뷔한 그들이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에 머문 지 사흘 밖에 안 됐지만, 네 멤버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한국을 즐겼다. 마틴은 13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 있는 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을 기념하는 조형물을 찾아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고, 예술의전당으로 이동해 ‘2017 교향악 축제’의 하나로 펼쳐진 대구시향 공연을 보기도 했다. 마틴은 “영감을 받기 위해 (해외에 갔을 때) 새로운 곳에 간다”고 말했다. 챔피언은 봉은사와 한국의 고궁을 방문했다. 민속촌을 찾은 멤버도 있었다.

“한국은 정말 역동적이더라고요. 모든 게 빨리 돌아가고요. 긍정적인 기운을 많이 받았습니다. 마음도 편안해지고요, 하하하.”(챔피언)

콜드플레이는 첫 내한 공연에 대한 한국 관객의 뜨거운 반응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며 놀라워했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 티켓 예매는 매회 1~2분 만에 모두 끝났다.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 주최사인 현대카드에 따르면 순간 동시 접속자 수가 무려 55만 명에 달해 티켓 예매 사이트의 서버가 다운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방탄소년단 같은 아이돌 그룹의 티켓 예매에서나 볼 수 있는, 해외 가수 내한 공연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예매 전쟁’이었다. 4만5,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종합운동장에서 이틀 동안 공연이 열리고, 티켓까지 모두 팔린 사례는 해외 가수 내한 공연 역사상 콜드플레이가 처음이다. 베리맨은 “솔직히 처음 가는 곳에 그렇게 큰 기대감을 갖기는 어렵지 않냐”며 “정말 놀랍다”고 웃었다. 콜드플레이는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같은 곳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콜드플레이는 아일랜드 록 밴드 U2와 함께 국내 음악 팬들이 내한 공연을 가장 기다려왔던 밴드 중 하나다. 서정적인 멜로디에 보컬을 맡고 있는 마틴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국내에 특히 인기가 높다. ‘인 마이 플레이스’를 비롯해 ‘스피드 오브 사운드’, ‘비바 라 비다’, ‘픽스 유’ 등 히트곡도 여럿 냈다. 지금까지 낸 7장의 정규 앨범은 전 세계에서 8,000만장 넘게 팔렸다. 콜드플레이가 2005년에 낸 3집 ‘엑스앤드와이’와 2008년에 낸 4집 ‘비바 라 비다 오어 데스 앤드 올 히즈 프렌즈’는 그 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98년 영국 런던에서 결성된 콜드플레이는 마틴을 비롯해 조니 버클랜드(기타), 베리먼, 챔피언으로 구성됐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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