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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동시에 확성기 철거… ‘판문점 선언’ 이행의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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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동시에 확성기 철거… ‘판문점 선언’ 이행의 첫 사례

입력
2018.05.01 16: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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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나흘 만에 ‘무언의 교감’

우린 교하 소초 1곳 철거했지만

북은 사전협의 없이 수곳서 없애

정부 “쌍방간 군사 부분서

신뢰 축적하며 공감대 형성돼”

군 관계자들이 1일 경기도 파주시 교하소초에 설치된 고정형 대북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군 관계자들이 1일 경기도 파주시 교하소초에 설치된 고정형 대북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이 동시에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체제대결 수단으로 이용해 온 확성기 방송시설 철거작업에 돌입했다.

1일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오전 최전방 지역 수 곳에서 대남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하는 동향이 포착됐다. 전날 우리 군이 대북확성기 방송시설 철거를 예고하자 북측도 사전 협의 없이도 동시적 행동에 나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군이 이날 경기 파주시 교하 소초 1곳의 대북확성기를 철거한 반면 북한군은 이보다 많은 수 곳에서 전면적으로 대남확성기를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군사 분야 신뢰 구축 차원에서 북한 역시 적극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이날 “오늘 우리 군이 확성기를 철거하는 상황에서 아침부터 북측을 주시한 결과 오늘부터 북한군도 전방 확성기 철거를 시작한 동향이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오전부터 복수의 지역에서 동시에 대남확성기를 철거했다. 당초 우리 군의 대북확성기 철거 진행 정도에 따라 북측의 대남확성기 철거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 달리 북측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확성기 철거에 나선 것이다.

남북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시설 철거작업을 시작한 1일 오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탈곡장 모습(아래쪽). 인공기와 방송차량 스피커가 보이지 않는다. 위부터 지난달 15일, 25일 모습. 25일에는 인공기가 내려가고 방송차량 스피커가 닫혀 있다. 연합뉴스
남북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시설 철거작업을 시작한 1일 오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탈곡장 모습(아래쪽). 인공기와 방송차량 스피커가 보이지 않는다. 위부터 지난달 15일, 25일 모습. 25일에는 인공기가 내려가고 방송차량 스피커가 닫혀 있다. 연합뉴스

확성기 시설 철거는 지난달 27일 양 정상이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 합의가 나온 지 나흘 만에 남북이 동시에 확성기 철거에 들어가며 판문점 선언 이행의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이번 확성기 철거는 군 당국 간 별도의 협의 없이 자연스럽게 이뤄진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대북확성기 철거 계획을 발표하며 북측도 호응해 올 것으로 기대했다”며 “쌍방 간 군사 부분에서의 신뢰를 축적해간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은 그동안 이동형 확성기 10여대와 고정형 확성기 30여대 등을 설치해 40여 곳에서 대북확성기 방송을 해왔다. 우리 군은 이날 교하 소초에 설치된 대북확성기 철거를 시작으로 향후 순차적으로 모든 대북확성기를 철거할 계획이다. 북한군이 운영해온 40여대의 대남확성기도 이에 따라 동시적으로 철거될 전망된다.

1963년 시작된 대북확성기 방송은 남북관계 부침을 겪으며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2004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로 대북확성기를 철거했으나 2015년 목함지뢰 사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재개됐다. 남북 간 협의를 거쳐 다시 중단됐으나 2016년 1월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최근까지 가동돼 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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