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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밥그릇 싸움에 목숨 거는 달서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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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밥그릇 싸움에 목숨 거는 달서구의회

입력
2018.07.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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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기자.
김민규기자.

16일 오전 10시 대구 달서구의회 본회의장. 의장단 선출을 위해 모인 24명의 구의원들은 이날 입장차만 확인한 채 16분 만에 정회하고 뿔뿔이 흩어졌다. 지난 9일 의장단 선출을 위해 열린 임시회는 일주일 넘게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고 있었다. 8기 지방의회가 출범한 지 보름이 넘었는데도 아직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자리다툼을 하느라 민생현장과는 동떨어진 민의의 전당이었다.

1차 투표는 9일 열렸다. 의장 자리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최상극(59) 김화덕(55) 후보가 각각 12표로 동수가 나왔다. 2, 3차 투표에도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연장자인 최 후보가 의장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 후보가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떠나면서 상황은 꼬이기 시작했다.

자리 나눠먹기 시나리오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의장이 되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4개 등 모두 6개의 감투 중 4개를 나눠주려 했다는 것이다. 달서구의원은 한국당 13명, 민주당 10명, 바른미래당 1명 모두 24명이다.

이날 1차 투표로 빨간불이 켜진 김 후보 측은 최 후보 측에 물밑접촉을 시도했고 매일 3, 4회 개회와 정회만 반복되는 소모성 의회를 끌고 왔다. 구청 업무보고는 물론 의정활동은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

13일 오후 6시 달서구의회가 합의한 것은 주말 쉬고 16일 다시 의회를 열자는 것 뿐이었다. 민생의회가 하루가 바쁜데 2분 만에 방망이 두들기고 불금과 주말을 즐기러 뿔뿔이 흩어졌다. 달서구의 한 주민은 “의원들 밥그릇 싸움하는 꼴을 보려고 투표한 것이 아니다”며 가슴을 쳤다.

달서구의회가 파행을 일삼은 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2년 전 이맘 때도 의장단 선출 후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힘겨루기를 했다. 해외출장과 업무추진비, 관용차, 의전 등 유ᆞ무형의 혜택은 늘 유혹 1순위기도 하다.

하지만 주민들의 인내력에도 한계가 있다. 벙어리 냉가슴 앓으며 쳐다보기만 하던 시대는 지났다. 유권자로부터 구조조정을 당하기 전에 감투의 유혹을 떨쳐내기 바란다. 별로 기대는 하지 않지만.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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